박근혜 대통령이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임명하는 등 5개 부처 장관을 교체했다. 어느 부처인들 중요하지 않은 곳이 없겠지만 이번 개각의 핵심 포인트는 단연 새 경제 수장이다. 정권 임기 2년을 남겨 놓은 지금 안팎의 경제 상황은 위기론이 대두될 정도로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를 앞장 서 헤쳐나가야 할 경제부총리의 역할이 그만큼 막중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중책을 유 후보자가 무난히 해낼 수 있을지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우선 유 후보자가 경제 수장 자리를 마지못해 수락한 건 아닌지 의문스럽다. 청와대는 유 후보자가 “경제 정책과 실물경제에 대한 충분한 식견을 갖춰 4대 개혁과 경기활성화를 추진해 나갈 적임자”라고 인사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 국토교통부 장관직을 수행하며 정책과 실물경제를 경험했다지만 그 경력이 8개월에 지나지 않는다. 그나마 총선 출마하겠다며 40여일 전 국토부 장관직을 본인 스스로 내 던졌다. 그런 사람을 다시 불러들였으니 장고(長考) 끝에 적임자를 골랐다고 누구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폭넓게 사람을 쓰지 못하고 수첩에 의존하는 박 대통령 인사의 한계를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래도 박 대통령이 유 후보자를 고집한 것은 정책의 연속성에 무게를 두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유 후보자 역시 내정 발표 직후 “정부의 일관된 (경제정책) 기조에서 벗어나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이른바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의 ‘초이노믹스’는 단기 경기 부양에 너무 치중하는 바람에 그 성과는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오히려 가계부채가 사상 최대 규모인 1200조원으로 치솟아 우리 경제의 시한폭탄만 더 커져버렸다. 여기에는 유 후보자도 국토부 장관으로 재임하며 부동산 띄우기로 일조했다.
이런 한계와 불안감을 불식 시키기 위해서라도 ‘유일호 경제호(號)’는 더욱 비장한 각오를 다져야 한다. 새 경제팀 앞에 놓인 과제는 그야말로 산더미다. 미국금리 인상 본격화 등 일일이 적시하기 어려울 정도지만 가장 역점을 둬야 할 대목은 4대 개혁 완수와 이를 통한 경제 체질의 개선이다. 전임자의 정책을 그저 지킨다는 소극적 방식으로는 결코 불가능하다는 것을 그동안 똑똑히 봤을 것이다. 내년 총선과 이듬해 대선을 앞두고 쏟아지는 정치권의 포퓰리즘도 온 몸으로 막아야 한다. 유 후보자에 대한 세간의 걱정이 기우였다는 걸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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