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호연기자]4살짜리 어린아이를 밖으로 나갈 수도 없고 병원도 갈 수 없는 방에 강제로 가둔다면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분노할 수 밖에 없죠. 그런데 그와 같은 일을 우리 정부가 하고 있습니다. 국내 체류 자격이 없는 이주 아동이라는 이유로말이죠. 갇힌 곳의 이름이 외국인 보호소지만 사실상 감옥과 같습니다.
최근 3년간 화성과 청주의 외국인보호소와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 보호실에는 80명의 미성년 아동이 구금됐습니다. 그중에는 1살과 4살 등 유아도 포함됐고 한달 가까이 구금된 아동도 있었습니다. 불법체류자로 단속된 부모와 함께 갇힌 아동도 있지만 난민으로 보호 받기 위해 홀로 한국에 왔다가 혼자 갇힌 경우도 있습니다.
체류자격이 없이 입국하면 잡아들이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고 되물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생각해볼 점은 이들이 미성년자 게다가 아동이라는 점이죠. 우리 정부도 가입한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2011년 한국에 대해 이주아동을 구금하지 말라고 구체적 권고를 내렸지만 구금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아직 신체적, 정신적으로 완성되지 않은 아동에 대한 구금은 이후 아동 발달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죠. 스스로 지은 죄도 없이 갇힌 아동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특히 출신 국가에서 박해를 받은 경험이 있는 난민 아동은 더욱 그렇죠. 전문가들은 아이들이 짧은 구금 기간에도 우울증, 식욕부진, 불안증세, 불면증에 시달리고 심하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자살 충동, 정신이상을 겪기도 한다고 지적합니다.
인신의 자유를 제약할 때는 반드시 법원의 판단이 있어야 하지만 아동 구금은 사법부의 개입도 없이 상시적으로 일어나고 갇힌 후에도 정기적 심사를 받지 않습니다. 언제까지 가둬둔다는 기간의 상한도 없어 기약없이 두려움에 떠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렇다고 아동 구금을 금지하자는 측이 이들을 무조건 풀어주자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아무 보호장치 없이 우리 사회에 아동이 혼자 풀려나면 더 심한 충격을 받을 수 있죠. 출입국 당국이 도주를 우려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들은 감독을 동반한 석방 제도를 요구합니다. 지역사회에 기반한 거주시설에서 교육과 의료를 제공하고 법적 도움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이는 유엔 아동권리협약에서 도출된 법적 의무기도 합니다.
법은 엄정하게 집행돼야 합니다. 이는 내국인이든 외국인이든 마찬가지죠. 하지만 인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어린이집에서 학대 받는 아이들 소식에 분개한다면 우리 사회 안에 존재하는 다른 문화의 그들에게도 마찬가지가 돼야 하지 않을까요?
구금아동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월드비전 이주아동 구금 근절 캠페인 홈페이지(www.dap.or.kr)를 참고하세요.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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