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준비하는 재계인사 키워드 세대교체 바람 속 미래 신성장동력 조직에 힘실어
재계 인사가 막바지다. 현대차, CJ, 롯데 등을 제외한 대기업 임원 인사가 대부분 마무리됐다. 사장단을 비롯한 임원 인사는 한해 실적에 대한 냉정한 가늠자다. 올해 글로벌 경기 악화로 실적이 부진했던 만큼 대다수 대기업들은 임원 승진 인사폭을 줄였다. 새로운 먹거리에 대한 고민도 묻어났다. 올해는 기업마다 세대교체를 실시하고, 신성장 동력을 맡는 조직에 힘을 실어줬다. 오너 3~4세가 약진하면서 미래 먹거리를 찾는 임무를 맡는 모습도 곳곳에서 보였다.
▶임원 감원 칼바람=연초 조선과 중공업에서 시작된 임원 감원은 전자와 자동차 등 주력산업으로 확산됐다. 올 연말 주요 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는 상당수 임원들이 옷을 벗었다.
재계 1위 삼성그룹은 이달초 2009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로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승진연한을 뛰어넘는 발탁인사도 크게 줄였다. 올해 승진자는 294명이었지만 퇴임한 임원은 400여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력계열사인 삼성전자에서도 임원들이 20% 넘게 옷을 벗은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에서도 100여명이 넘는 임원들이 퇴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만간 임원인사가 단행되는 현대차, CJ, 롯데그룹 등도 임원 승진폭이 예년보다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업황악화에 시달리는 조선업계 임원들은 감원 한파를 정면으로 맞았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에서도 최근까지 임원 30% 가량이 회사를 떠났다. 대우조선해양 임원은 5월말 기준 55명에서 현재 41명으로 줄었다.
▶오너 3~4세 승계=올해 연말 인사를 보면 유독 오너 3~4세 약진이 두드러진다. 올해 오너가 3~4세가 승진한 대기업은 한화, 현대중공업, GS, 신세계, 두산, 코오롱 등이다. 승진한 오너가 자녀들은 기업의 신사업이나 전략기획부문을 주도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32) 한화큐셀 영업실장은 입사 5년만에 전무가 됐다. 김 실장은 그룹내 태양광 계열사를 한화큐셀로 통합하는 작업을 주도한 공을 인정받았다. 향후 김 실장은 한화의 태양광 사업을 진두지휘한다. 이에 따라 이번 임원 인사로 한화가 미래먹거리인 태양광사업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33) 현대중공업 기획총괄부문장도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정 전무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와 인도와의 협력사업을 책임지고 조선과 해양 영업을 통합한 영업본부 총괄 부문장까지 겸직한다.
이명희 신세계 회장의 딸인 정유경(43) 신세계백화점 부사장은 6년만에 총괄사장으로 승진했다. 면세점 사업에 진출하는 두산그룹에서도 박용만 회장 장남인 박서원(36) 오리콤 부사장이 면세점 전략담당 전무로 선임됐다. GS그룹은 허준홍(40) GS칼텍스 법인사업부문장과 허윤홍(36) GS건설 사업지원실장이 전무로 승진했다. 이밖에 하이트진로, SPC그룹 등 식음업계에서도 오너 일가 승진이 잇따랐다.
▶힘실린 미래 성장동력=대기업들은 젊은 인재들을 중용해 세대교체를 꾀했고, 돈을 벌만한 사업조직은 한층 강화했다. 조직을 크게 흔들지 않으면서도 안정 속 혁신을 노린 것이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이끄는 무선사업부장에 고동진(54) 사장을 전진배치했다. 전장사업팀도 신설해, 스마트카 시장에 공식 진출했다. 과거 삼성자동차 사업에 참여했던 박종환 부사장이 전장사업팀을 이끈다.
또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바이오계열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고한승 사장도 승진시켜 무게를 실어줬다. 이는 모두 신성장동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LG는 오너일가인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을 그룹 지주사인 (주)LG로 이동시켜 자동차 부품, 에너지 등 미래성장사업을 맡겼다.
권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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