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강남 엄마들이 기를 쓰고 자녀를 특목고를 보내는 이유가 뭘까? 서울대에서 나온 연구논문에 따르면 부모의 지위와 연봉, 직업 등이 사교육 등 ‘겉보기 인적자원’을 통해 자녀의 대학 진학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6일 김세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등이 지난 2014년 7월과 2015년 서울대 경제연구소 학술지 경제논집을 내놓은 ‘경제성장과 교육의 공정경쟁’과 ‘학생 잠재력인가? 부모 경제력인가?’ 논문에 따르면 지난 2014학년도 서울대 입학생을 분석한 결과, 출신고교 분포도에서 등록금이 비싼 특목고 학생들이 많았다.
서울대 합격 학생 100명 당 과학고 출신 학생이 41명, 외고 출신 10명이었다. 일반고는 0.6명뿐이었다. 특목고 출신 학생들의 합격률이 일반고 학생들보다 약 16~68배나 높았다.
김세직 교수는 “대학에 진학한 외고 학생들은 중학교 영어 내신만으로 뽑혀 ‘선발 효과’가 없었지만 외고는 역시 올해에도 일반고에 비교가 안 될 만큼 많은 학생을 ‘스카이(SKY/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대학에 진학시켰다”고 설명했다. 특히 특목고 등록금은 연간 일반고의 3배에 달하는 800만원 이상이다. 학생들은 특목고에 들어가기 위해서 중학생 때부터 값비싼 사교육을 주로 받는다. 돈이 있어야 특목고에 진학을 할 수 있고, 명문대 입학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서울대 입학뿐만 아니라 ‘스카이’ 대학에 합격한 비율에서도 특목고(외고 과학고)/자사고(자율형사립고) 학생이 더 높았다. 2014학년 합격생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특목고와 자사고 학생들의 합격율이 12%로 높았으며 일반고는 1.4%로 약 9배 차이가 나타났다.
김교수는 학생들을 자신의 잠재력을 키워 노력하는 ‘진짜 인적자본’과 사교육, 부모 스펙 등으로 키워진 ‘겉보기 인적 자본’으로 나누어 설명했다. 김교수는 “학비가 비싼 특목고와 자사고에 간 학생들은 ‘진짜 인적 자본’이 뛰어난 학생이 아니라 일반고의 3~7배 이상의 학비를 낼 수 있을 만큼 부유한 학생들”이라고 지적했다.
학생의 ‘진짜 인적자본’은 본인이 배움에 들인 노력과 잠재력에 의해 결정된다. 그러나 대입의 평가지표로 여겨지는 수능성적이나 생활기록부, 스펙 등은 부모의 경제력에서 비롯된 ‘치장(사교육, 선행학습, 특수고 진학)’에 의해 증가할 수 있는 ‘겉보기 인적자본’에 해당된다. 이에 따라 현 입시제도에서는 학생이 이 같은 부모의 경제력을 자신의 능력으로 ‘치장’하더라도 가려내기 어렵다는 것이 연구진의 결론이다.
김 교수는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 학생들의 치장법과 겉보기 인적자본이 달라질 수 있는데 현재 입시제도는 이런 겉보기 인적자본과 진짜 인적자본을 충분히 구분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부모 경제력 차이에 따라 학생의 대학 입학확률 차이가 지나치게 커질 개연성을 배제하지 못한다”며 “경제력에 따라 치장능력이 상당히 차이가 나는 상태에서 교육과 입시제도가 겉보기 인적자본과 진짜 인적자본을 충분히 구분해 내지 못한다면, 이는 막대한 사회적 비효율성을 유발해 장기적으로 경제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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