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여권에서 공공연히 독자 핵무장론이 대두되고 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7일 “북핵 해법을 전면 재검토할 시점”이라며 “우리도 자위권 차원에서 평화의 핵을 가질 때가 됐다”고 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도 “동북아에서 한국만 핵 고립국화 돼있는 문제를 심각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거들고, 김을동 최고위원 역시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라면서 “국가생존 차원의 핵 개발이 필요하다”며 힘을 보탰다.

본인들은 북핵문제가 20여년 넘도록 풀리지 않고 북한이 사실상 핵 보유국에 근접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의 답답한 가슴을 뚫어주는 시원한 ‘사이다’같은 말이라 생각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한국의 독자 핵무장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른 국제질서를 파괴하는 행위이자 우리 외교ㆍ안보의 중심인 한미동맹의 근간을 흔들고,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고립을 불러오는 자충수일 뿐이다.

당장 한국이 독자 핵무장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북한과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 쿠바 등을 제외한 189개국이 가입해 있는 NPT를 탈퇴해야 한다. 북한이 1993년과 2003년 두 차례에 걸쳐 NPT 탈퇴를 선언하면서 국제사회에서 ‘골칫덩어리’로 인식되기 시작한 길을 한국도 가야한다는 얘기다. 이는 NPT를 세계전략의 한 축으로 삼고 있는 미국과 등을 지고, 국제사회에서 외교적 고립을 택하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외교적 고립은 경제적 고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핵을 손에 든 채 14건, 51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보유하게 된 세계에서 3번째로 넓은 경제영토를 유지할 수 있을까.

인류 역사상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폐쇄적인 북한과 세계에서도 모범으로 꼽힐 만큼 개방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의 사정은 전혀 다르다. 한국의 핵무장 이후 다가올 외교ㆍ경제 위기는 북핵 위기 이상이 될 수밖에 없다.

북한이 핵 야욕을 버리지 않고 마땅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필부필부(匹夫匹婦)라면 ‘홧김에 서방질’ 격으로 ‘우리도 핵 개발하자’는 식으로 말할 수 있다고 치자.

그러나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최고위원 등 책임 있는 정치인들이 입밖으로 꺼내기엔 너무 위험천만한 얘기다.

신대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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