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누리과정(만 3~5세 공통 무상교육 과정) 예산 미편성으로 촉발된 보육대란 우려가 일선 유치원·어린이집에서 점차 현실화 하고 있다.
우선 학부모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누리과정 지원이 중단되면 그만큼 가계부담이 늘기 때문이다. 아이를 돌봐야 하는 보육교사들도 이번 누리과정 예산 문제가 고용불안으로 이어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누리과정 예산 지원 중단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식자재와 각종 물품을 공급하던 업체들도 결제 지연 압박을 받고 있다.
▶‘속타는’ 학부모ㆍ보육교사, 불안감 증폭=18일 교육부와 각 교육청에 따르면 전국 17개 교육청 중 지금까지 어린이집 예산을 전액 미편성한 곳은 서울과 경기, 광주, 전북, 강원도 등 5개 교육청이다. 서울과 경기는 유치원 예산까지 전액 미편성돼 상황이 더욱 복잡하다. 인천시교육청은 유치원과 어린이집 예산이 각각 6개월, 5개월 편성됐지만 교육청과 시의회 갈등으로 지원이 결코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를 반영하듯 인천의 A어린이집은 올해 신입생이 절반 이상 줄어든 것도 모자라, 기존에 있던 아이들마저 유치원으로 떠나면서 20명 정원의 누리과정 반 1개를 줄이고 있다. 보육 대란을 우려한 부모들이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지역 어린이집 원아 이탈(본보 1월12월1면) 현상이 점점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A어린이집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한 어머니는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지원 중단 얘기가 나오니 진짜 막막해지네요. 교육부 교육청이 실망스럽고 왜 정부에서 빨리빨리 해결해주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불안하기는 보육교사도 마찬가지다. 일선 어린이집 원장들이 정부 지원이 중단된다며 보육교사 감원을 피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의 B어린이집 원장은 “누리과정 지원이 중단되면 선생님 수를 줄일 수밖에 없는데 이를 선생님들과 상의했더니 어린이집 내 분위기가 상당히 좋지 않아 걱정”이라며 “규모가 작은 가정 어린이집 이외에 규모가 큰 어린이집 대부분 비슷한 문제를 겪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유치원도 누리과정 지원이 중단되면 교사 수당 지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어린이집ㆍ유치원, 각종 대금 결제 지연=원아 이탈과 지원 중단을 앞둔 어린이집의 재정난은 각종 협력업체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설치를 해준 C업체는 이달 CCTV 설치ㆍ관리비용을 결제받지 못했다. C업체 관계자는 “어린이집 원장들이 정부가 의무 설치토록 한 CCTV는 빠짐없이 했는데 누리과정 지원은 중단될 위기에 처해 있다”며 “돈도 없어 누리과정 예산 나오면 결제하겠다면서 언제 납부할지 약속도 없다”고 말했다.
인천의 D어린이집과 E유치원에 쌀과 부식을 공급하는 한 식자재업체 사장도 “월말 결제하던 물품대금이 누리과정 예산 문제가 불거져 나오면서 전혀 수금이 안되고 있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이 때 거래를 끊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언제 받을 수 있을지 모르는데 물건을 계속 넣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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