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논리에 밀려 환경보전 설 자리 잃어 지난해 북극 기온 역대 최고, 지구촌 이상한파 몸살 북유럽 바렌츠해 해빙 감소… 강해진 찬공기 대륙고기압 빙하 녹으면서 이산화탄소 대량 방출
[헤럴드경제=박혜림ㆍ신동윤 기자] 자연의 보복이다. 이상기후로 대표되는 지구 온난화가 수십년간 이어지며 인간에게 경고를 보냈는데도 인간의 탐욕은 끝이 없었다. 땅을 파헤치고 산을 깎기만 했다. 육지와 바다에는 쓰레기를 마구 버렸다.
그 결과 한동안 겨울같지 않더니 이번에는 한파가 몰아쳤다. 우리 뿐만 아니다. 전세계가 이상한파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의 자정능력을 기대하기 어렵다. 파리기후협정에선 온실가스 감축을 의무화했지만, 개발논리에 밀려 환경보존이 설 자리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 ‘공멸할 것이냐, 공생할 것이냐’는 인간의 손에 달렸다.
지난 2010년 12월24일 이후 6년만에 서울과 경기도 전역에 한파경보가 내려졌다. 전문가들은 ‘온난화의 역습’이라고 설명한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북극 해빙이 감소함에 따라 혹한이 기승을 부린다는 것이다.
25일 미국국립해양대기청(NOAA)이 최근 발표한 연례 보고서 ‘2015 북극 리포트 카드’에 따르면 2015년 북극 기온은 1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얼음양도 빠르게 줄어 1979년 관측 이래 4번째로 적은 양을 기록한 뒤 최근까지도 예년 상태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북극 해빙 면적 감소는 최근 한반도를 강타한 한파와 밀접하다. 해빙의 양이 줄어들면 바다는 뜨거워진다. 해빙은 햇빛의 절반 이상을 반사하는 반면, 바닷물은 태양열의 대부분을 흡수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바다의 기온이 높아지면 바닷물에서 열과 수증기가 방출돼 상층 공기까지도 뜨거워지게 되고, 성층권에 뭉쳐있는 찬 공기주머니, ‘폴라 보텍스(Polar Votexㆍ극소용돌이)’를 약화시킨다. 폴라 보텍스가 느슨해지며 그 안에 갇혀 있던 냉기가 동아시아 지역까지 내려가는 것이다.
아울러,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극 해빙 가운데서도 북유럽 인근에 있는 바렌츠-카라해역의 해빙의 면적이 한반도의 한파 및 폭설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바렌츠해 바로 남쪽 러시아 우랄 산맥 부근의 ‘키 큰 고기압’이 바로 한반도에 북극한파를 몰고 오는 주범이기 때문이다. 평년보다 해빙이 크게 줄어든 바렌츠해가 더 많은 열기를 방출해 키 큰 고기압이 발달, 북극의 찬 공기를 남쪽인 중위도 지역으로 끌어내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른바 ‘폴라캡(Polar Cap)’이라 불리는 제트기류도 북극 해빙에 영향을 받는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은 “북극 기온 상승으로 빙하가 녹으며 북극을 동서로 둘러싸고 있던 제트 기류의 응집이 느슨해졌다”며 “이로 인해 북극의 한기가 제트 기류와 함께 중위도로 내려옴에 따라 한반도에 매서운 한파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23일(현지시각) 수도 워싱턴에 시속 80㎞의 강풍이 불고 폭설 60㎝가 쌓였다. 11개주에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중국은 북부 지역에 영하 40~영하 30도의 혹한이 닥쳤다. 인도 뉴델리에선 예년보다 3도 낮은 영상 4도로 7명 동사했다.
지구 온난화의 더 큰 문제는 온난화를 가속시킨다는 데 있다. 북극 빙하를 녹여 빙하 속에 갇혀 있는 이산화탄소를 대기로 방출시키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북극 소용돌이의 강약을 수치로 나타낸 ‘북극진동지수(Arctic Oscillation)’를 보면 한파의 정도와 기간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NOAA 기후예측센터에 따르면 북극 소용돌이의 강약을 나타내는 ‘북극진동지수’가 지난 2일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22일만에 처음 플러스로 돌아섰다. 여기에 NOAA가 제공한 7~10일 후 북극진동지수는 수치가 플러스다. 당분간 최강 한파는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북극진동지수는 북극에 존재하는 찬 공기의 북극 소용돌이가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을 수치화 한 것으로, 마이너스 값이면 북반구 중위도에 추운 날씨가 나타나게 된다. 북반구 중위도 지역과 북극의 기압 차이가 줄어들면 제트기류가 약해지고, 북극의 찬 공기가 쏟아져 내리게 되는 것이다. 올 겨울 기온은 북극진동지수 변화와 일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엘니뇨로 더워진 남쪽 바다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북반구 중위도 지역 깊숙이 내려온 북쪽 찬 공기가 충돌하며 발생한 폭설로 항공 대란 등의 피해까지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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