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정보만으로 신뢰하기 불안 실패 줄이기 위해 발품 절실 신촌일대 방 작아도 月50만~60만원

제 한 몸 누일 집 찾기가 참 어렵습니다. 인터넷, 모바일에서 정보는 쏟아지는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모르겠다는 얘기를 합니다. 조금 더 싼 지역이 어딘지 알기도 어렵습니다. 온라인에만 나온 정보만을 신뢰하기엔 어딘가 불안합니다. 실패를 줄이기 위해선 ‘발품’이 절실한 일입니다. 그래서 기자들이 나섰습니다. 학생, 신혼부부를 가리지 않고 주택 소비자 저마다가 궁금해 하는 지역을 찾아갑니다. 시세는 얼마인지, 그 지역의 시장 동향을 전달합니다. 첫 회는 새 학기를 앞두고 자취방을 찾는 학생 손님이 많은 신촌으로 정했습니다. <편집자주>

“이 길이 맞는데….” 지난 23일 오후, 지난해 연대세에 입학한 박경현(20) 씨는 연희동 원룸촌을 헤매고 있었다. 손에 쥔 스마트폰에는 길찾기 어플이 켜져 있었다. 건물들 생김새가 비슷한 탓에 유난히 헷갈리는 듯했다. 이날 경현 씨와 그의 어머니의 ‘방 찾기 여정’에 동행한 기자는 함께 지도를 살피며 방향을 잡아갔다.

250m쯤 되는 가파른 비탈길을 올라가니 첫 번째 집이 있었다. 4층 빈 방의 문을 였었다. 33㎡(10평) 남짓한 공간엔 화장실과 침대, 책상, 인덕션, 싱크대 등이 갖춰져 있었다. 조금 낡았다는 인상을 줬다. 경현 씨가 부동산 중개 어플을 통해서 점찍은 방이다. 35만원인 월세(보증금 1000만원)가 시세 보다 저렴한 편이고 학교 서문까지 가까워 맘에 들었다고 했다.

이곳저곳 꼼꼼히 살피던 어머니의 표정은 어두웠다. “옹색해. 들어오는 길도 가팔라서 눈이라도 오면 못 다니겠어요.”

경현 씨는 인천 송도 캠퍼스 기숙사에서 새내기 생활을 보냈다. 2학년부터 시작되는 서울 생활을 앞두고 기숙사에 지원했지만, 13일 발표된 입사자 명단엔 빠져 있었다. 곧바로 방 구하기에 돌입했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연세대 본교의 기숙사 수용률은 31.2%(지난해 기준)로 서울 소재 대학 가운데 높은 편이다. “의ㆍ치대생이나 고시 준비생들 배정분을 제외하면 일반 학부생 수용률은 더 낮을 거예요. 부산, 김해서 올라온 동기들도 떨어졌어요.” 경현 씨의 설명이다.

다음 집으로 이동했다. 서대문소방서 근처의 한 오피스텔이었다. 어머니가 중개업소에 부탁해 소개받은 곳이다. 방문을 두드리니, 30대 직장인이 문을 열어줬다. 면적은 46㎡으로 처음 방보다 더 넓었다. 현관과 방 사이엔 중문이 달려 있었고 안에는 제법 큰 사이즈의 침대와 빨래 건조대가 놓여있었다. 처음 본 방과 보증금은 같지만 월세는 10만원 더 비쌌다.

길 건너에서 버스를 타면 연대 정문 앞 정류장까지 10분, 신촌역까진 15분 정도 걸리는 곳이었다. 이번엔 경현 씨의 표정이 어두웠다. “학교에서 너무 멀어. 걸어 다닐 수 없잖아요.” 집을 보고 나오는데 3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다른 중개업소를 통해서 연대 서문에서 가까운 연희동 일대에서 몇 곳을 더 둘러보기로 했다. 이미 원룸촌엔 어둠이 깔려 있었다.

지어진 지 15년이 넘은 다가구주택에 들어갔다. 계단과 계단 사이에 나와 있는 신발장엔 세입자들의 구두와 운동화가 빼곡했다. 꼭대기(5층)에 있는 10㎡ 남짓한 빈 방엔 침대와 책상, 조리공간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옷장 대신 앙상한 옷걸이만 있어 수납공간이 부족해 보였다. 방과 복도 실내등도 전반적으로 어두웠다. 마주보고 있는 원룸 건물에도 들어갔다. 20㎡ 넓이의 방에 옷장과 전자레인지가 있었다. 두 방은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는 각각 40ㆍ45만원. 모녀는 썩 맘에 들지 않는 눈치였다.

“최대한 깔끔한 곳을 보여달라”는 어머니의 부탁에 부동산 실장은 인근에 있는 준공 5년차 다가구주택으로 안내했다. 연락을 받은 집주인이 직접 방을 보여줬다. 꼭대기층에 살면서 직접 건물을 관리하고 있었다.

2층으로 올라갔다. 20㎡쯤 되는 방 안엔 물건들이 어지럽게 늘어져 있었지만, 깨끗한 느낌을 줬다. 아래층에 있는 공용공간에서 세탁이나 다림질,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관리비를 포함한 월세는 47만원.

건물 전면에서는 방이 2층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반대편에선 반지하처럼 보이는 점이 특이했다. 집 주인은 “뒤편에 언덕길이 있는 탓에 건물 구조가 이렇게 됐다. 완전한 지상층은 6~7만원 더 비싼데 지금은 빈 방이 없다”고 했다. 편의점 간판 덕분에 주변이 밝았고 성산로도 50m 거리에 있어서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았다. 경현 씨와 어머니는 그 자리에서 계약하기로 결정했다.

방을 안내해준 S부동산 실장은 “연세대 정문쪽엔 벌써 1층이나 반지하만 남았고 서문쪽도 많이 빠진 상태”라며 “일단 계약금만 걸어두는 학부모들도 여럿 된다. 신입생 발표가 나는 2월 중순 이후엔 방 잡기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방을 구하기가 쉽지 않고 가격도 부담이 되는 까닭에 2학년이 되어서 송도 캠퍼스 기숙사 도우미(RA)를 신청하는 학생들도 있다고 했다. 서울 본교까지 수업을 들으려면 학교버스를 타고 1~2시간씩 오고가는 불편을 감수해야 하지만 주거비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역시 방을 구하고 있는 대학원생 홍모(25) 씨는 “스스로 주거비를 부담하게 되면서 월세 절대금액이 굉장히 민감한데, 신촌 일대의 자취방은 크기가 아무리 작아도 월세는 50~60만원에 달한다”며 “관리비를 최대한 줄여가며 생활 비를 아껴야 한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nya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