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ㆍ김기훈ㆍ이세진 기자] 제작발표회(예능, 드라마, 영화), 시사회(영화), 쇼케이스(가요)는 엔터업계의 최대 ‘홍보의 장’이다. 프로그램 시작 전, 영화 개봉 전, 앨범 발매 직전 혹은 이후, 대중과 언론 앞에서 그간 준비해온 성과물을 내놓는 자리다.
“우리 이만큼 했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그 ‘한 판’을 짜기 위해 업계 관계자들은 분주한 과정을 거친다. ‘거사’를 치를 장소와 행사를 매끄럽게 이끌어줄 MC 섭외는 빼놓을 수 없는 절차다. 행사 진행비의 90% 이상을 차지하기에 심사숙고를 거듭한다. 업계마다 차이는 있지만, 최근엔 특정 장소와 특정 MC를 선호하는 분위기도 읽힌다.
▶ “0원~1000만원까지”…대관료도 천차만별=탄탄한 플랫폼을 갖춘 방송가는 다른 업계보다 비용 면에서 수월하다. 외주제작 시스템이 정착한 방송사의 경우 호텔이나 웨딩홀 등을 대관해 드라마, 예능 제작발표회를 진행한다 해도 비용 부담이 없다. 제작사에서 비용을 100% 지불하는 데다, 장소 협찬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작 드라마나 예능이 아니고서야 심지어 방송사를 벗어나지 않는다. 지상파 방송3사는 제작발표회 장소로 그들만의 공간, 즉 각사에 마련된 홀을 선호한다. 한 지상파 방송사 관계자는 “사옥에서 하는 행사가 외부보다 낫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제작진은 사옥을 선호한다”고 했다. “제작사에선 이름있는 호텔을 원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사옥에서의 행사는 최고 1000만원까지 들어가는 대관료를 0원까지 낮출 수 있다.
요즘 방송가에서 가장 많이 선호하는 제작발표회 장소는 강남은 서울 논현동에 위치한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강북은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이다. 지상파 방송사와 CJ E&M 등 각 채널의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행사 전용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방송사 제작발표회의 경우 장소 대관료는 이미 기준점이 마련됐다. 호텔의 경우 500만원~1000만원으로, 임피리얼 팰리스 대관료가 500만원 안팎,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이 400~500만원 정도다. 롯데호텔이 가장 비싸다. 무려 1000만원까지 나간다. 한 관계자는 “호텔 행사는 인원당 계산을 한다. 식사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방송 관계자들의 친분에 따라 할인도 가능하다. 방송사 인근에 위치한 장소 등은 긴밀한 관계로 할인 적용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다. 장소에 따라 다르다. SBS가 간혹 외부 행사 장소로 활용하는 현대41타워 더 브릴리에의 경우 200만원 정도의 대관료를 지불한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장소의 경우 콘텐츠의 컨셉트나 규모를 고려해 결정한다. 행사장 내 상태가 괜찮은 곳, 몇 번 정도 손발을 맞춰본 곳이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대관해주는 장소에서의 협조 여부도 고려대상이 되는데, 방송 관계자들은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과 아모리스 홀이 가장 적극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영화 시사회의 경우 예외 없이 영화관이다. 투자배급사가 대관료 등 행사비용을 지불하고 있어, 영화관을 끼고 있는 대형 배급사들의 경우 위치만 고려대상이 된다. CJ E&M은 CGV에서, 롯데엔터테인먼트는 롯데시네마에서, 쇼박스는 메가박스에서 제작보고회나 시사 일정을 갖는다. 영화관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투자 배급사 뉴(NEW)는 여러 장소를 섭외해 두루 두루 행사를 진행한다.
영화 시사회는 크게 언론시사와 일반시사로 나뉘어 진행된다. 언론시사의 경우 200~300석 규모의 영화관을 대관한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대관료에는 차등이 있지만, 극장의 입장에선 평일 낮 시간대, 관람객이 많지 않은 시간대를 선호한다. 좌석수에 따라 티켓값을 계산하는 ‘대관료’가 들어오니 남는 장사일 수밖에 없다. “평일 오전과 낮은 매진을 기록하는 시간대는 아니기 때문”이다. 덕분에 영화 티켓은 기본 가격보다 할인되는 경우도 있다. 평균 10000원 정도의 영화 티켓값은 6000원까지도 할인된다. 좌석수로 계산하면 대관료는 120만원~300만원 선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가요계의 행사가 연예기획사의 부담이 가장 큰 행사다. 협찬을 받는 일도 없고, 비용을 대신 지불해줄 제작사나 투자사도 없다.
앨범 발매 혹은 음원 공개에 맞춰 컴백하는 가수들의 행사인 쇼케이스 장소 선정에 가장 큰 고려대상은 당연히 ‘음향’이다. 더불어 규모를 확대 중인 아이돌 그룹의 경우 안무와 노래를 함께 소화할 수 있는 장소를 선호한다.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멤버수와 곡의 성격, 안무를 보여줄 수 있는 넓은 무대를 가진 장소 위주로 선정한다”고 말했다.
최근엔 다양한 콘서트가 진행 중인 악스코리아, 일지아트홀,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 등에서 많은 쇼케이스가 열린다.
공연장마다 대관료는 다르지만, 일지아트홀이 150~200만원 선으로 저렴한 편이다. 다만 부대시설을 이용하면 250~300만원까지 뛴다. 언더스테이지는 종일대관이 250만원으로 정해져 있고, 현대카드로 결제할 경우 할인율(20%)도 적용된다. 악스코리아가 500만원대로 다른 공연장보다 대관료가 높은 편이다.
▶ “최고 몸값은 ㅇㅇㅇ”…150만원~700만원까지=하루 행사에서 대관료가 차지하는 비중만큼 높은 것은 행사의 진행을 맡는 MC 섭외료다. 관계자들은 “사회자의 역할이 행사 분위기를 좌지우지하기 때문에 MC의 역량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말한다.
대체로 “센스와 눈치가 빠른 타입”, “기자들의 질문을 잘 정리해 출연자에게 전달하고, 출연자의 장황한 답변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유형”을 방송, 영화계에선 선호한다. 박경림 박지윤 등이 인기가 높고, 케이블 채널에선 프리랜서로 활동 중인 김일중 공서영 신아영 등 전직 아나운서들이 진행을 맡는 경우가 많다. 가요계에서도 선호하는 MC의 유형 역시 비슷하다. “재치있게 진행하고,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두서없는 이야기도 제대로 맥을 짚어 정리해주는 MC를 선호한다”고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요즘엔 친근한 이미지를 가진 MC딩동의 인기가 높다.
방송사의 경우 사실 MC 섭외비에 대한 부담 역시 덜하다. 지상파 방송3사는 자사 아나운서를 세워 깔끔하게 행사를 마무리한다. 대중 앞에 얼굴을 비추기는 매한가지이나, 회사원인 탓에 전문MC들의 100분의 1에도 미치지 않는 행사료를 월급으로 받는다. 종합편성채널 JTBC 역시 자사 아나운서를 적극 활용한다. 심지어 각 방송사 홍보팀 직원이 사회를 보는 경우도 많다. 들어가는 비용이 없는 셈이다. 있다 하더라도 이 역시 외주제작사가 부담한다.
케이블 TV의 경우 “채널에서 미는 프로그램은 인지도 있는 MC를 섭외”한다. 섭외비는 천차만별이나, 대략 200~500만원 정도가 들어간다. 프리 아나운서가 150~200만원대, 개그맨이 300만원대, 인기 높은 여자MC들이 300~500만원 선이다. 한 관계자는 “MC 섭외비는 경우에 따라 다르다. 제작진이나 출연자와 친분이 있으면 할인해주는 경우도 있고, 협의가 잘 되면 비용 없이 프로그램 출연 연예인들이 직접 사회를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영화 제작보고회 등의 MC는 방송가보다 더 많은 섭외비를 들인다. 500~700만원 가량이다. 가요계에선 대체로 200~300만원을 MC 섭외비로 쓴다.
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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