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적 성인식이 구조적폭력 양산
일본 집권당인 자민당의 사쿠라다 요시타카 중의원 의원은 지난 16일 “일본군 위안부는 직업적 매춘부”라는 발언을 했다가 이를 철회한 바 있다. 자민당 정조회장이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최측근인 이나다 도모는 “과거엔 위안부제도가 합법”이었으며, “소녀상은 날조의 역사”라고 주장했다.
‘위안부는 매춘부’라는 일본의 역사인식 기저에는 ‘공창제도’가 있다.
일본 에도(江)시대부터 공창제는 몸값을 지불하고 ‘유녀(遊女)’라 불리는 기생 혹은 매춘여성을 장기간 혹은 평생 포주에게 일임해 관리했다. 일본 내 ‘합법적 인신매매’를 형성한 것이다. 이는 성매매를 ‘필요악’으로 바라보는 사회인식 속에서 형성된 체계다. “위안부=매춘부”이며, 사과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는 일본 보수세력의 논리도 여기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하지만 공창제도와 위안부 제도는 엄연히 다르다. 공창제도는 법률상 단속 규칙 및 형식상 자유의지가 존재한다. 하지만 위안부 제도의 경우, 법률상 규칙이 존재하지 않는다. ‘자유의지’에 의해 외출이 허가됐다는 ‘객관적 증거’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일본은 1904년 파리에서 ‘매춘을 시키기 위한 무녀 매매 단속에 관한 국제협정’을 시작으로 인신매매 및 타인의 매춘 착취를 금지하는 국제조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일본은 한국과 대만 등 식민지에는 해당 조약을 적용시키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일본 공창제와는 달리 위안소가 무질서하게 설치 및 운영됐다는 사실을 시사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일본의 공창제가 ‘여성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다’는 논리를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다. 일본 사단법인 ‘일본의 전쟁책임 자료센터’(Fight for Justice)는 “위안부 제도가 일본군에 의한 성노예제도였다면, 공창제도는 시민법 원리 하에 성노예제도가 아닌 것처럼 포장한 성노예제”라고 지적한다. 후지메 유키 오사카 외국어대학 대학원 교수는 “위안부 문제와 공창제도 양자는 ‘성노예형 여성과 매춘 여성형’ 따위로 이원화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일본 자유주의 사관론자들의 여성관은 ‘매춘부’는 모멸하고 ‘무고한 희생자’를 동정하는 차별적인 여성관을 양산했다”고 비판했다.
현재 논란을 빚고 있는 세종대학교의 박유하 교수도 “겉으로 ‘자발적’인 것 같아 보여도 가부장제 구조 속에서 형성된 위안부 제도는 ‘식민지 지배’의 책임 문제로 남는다”고 꼬집었다. 샌프란시스코 대학의 사라 서(Sarah Soh) 인류학과 교수도 “‘매춘제도를 운영해도 된다’는 차별적인 성 인식이 위안부 제도라는 구조적 폭력을 양산했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고 적시했다.
이수민·문재연 기자/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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