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사투(死鬪)다. 패배는 곧 죽음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 현재권력의 심장부 대구ㆍ경북 지역(TK)에서 정치 생명을 건 ‘TK목장의 혈투’가 한창이다.

키플레이어는 최경환, 유승민, 김부겸이다. 이들의 승부는 TK에서뿐 아니라 한국 정치지형 전체에서 갖는 의미가 크다. 대구에서 ‘진박’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의 어깨엔 친박(親박근혜계)의 명운이 얹혀있다. 박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2년의 사활도 걸려있다. 그의 패배는 현재권력의 침몰을 의미한다.

현재권력에 대한 대구 민심의 심판 잣대가 바로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의 ‘생환’ 여부다. 대구에서 ‘진박’이 다 이겨도 유승민 의원 한 명을 꺽지 못하면 친박으로선 승리라 할 수 없다. 비박의 배후에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버티고 있다.

일단 새누리당 공천 게임의 심판(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에는 친박계인 이한구 전 의원이 내정됐다.

한편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도 지사와 맞붙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총선 전 여론조사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대구수성갑을 여야 지역구도의 최전선으로 몰아 가고 있다.

친박 對 비박의 최전선 유승민 의원은 현역으로는 이례적으로 1일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대구 동을이다. 최경환 의원이 대구에서 진박 의원들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잇따라 참석하며 전폭적 지원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시점이다. 유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며 “봄이 곧 올 것”이라고 했다. 유 의원은 지난해 7월 국회법 파동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각을 세우다 ‘배신의 정치’로 찍혀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최 의원은 비박계 현역들을 겨냥한 강도높은 발언으로 ‘진박 정치’를 이어갔다. 1일 곽상도(대구 중ㆍ남), 윤상직(부산 기장) 예비후보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해 “TK 의원들이 얼마나 대통령을 뒷받침했느냐” “박근혜 정부 성공을 위해 일한 사람은 내 말에 ‘옳소’라고 하는데 스스로 꿀리는 게 있는 사람이 반기를 들더라”고 말했다. 진박 후보들을 가리켜선 “대통령을 돕겠다는 분들”이라며 “대통령을 성공시킬 수 있는 의원을 뽑아 정권을 꼭 성공시켜야 한다”고 했다. 최 의원의 사실상 표적이 된 유 의원은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과 당내 경선에서 맞붙는다. 이 예비후보는 지난달 20일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 추경호 전 국무조정실장 등과 함께 한 식당에서 ‘진박인증샷’을 찍은 6인 중 한명이다.

김 對 김, 지역구도의 최전선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의 혈투로 대구에서 31년만, 사상 최대의 이변에 도전한다. 더민주에 뿌리를 섞은 범(凡)민주계열 후보가 대구 지역 역대 총선에서 당선된 것은 지난 1985년 12대 총선 이후로 전무하다. 김 전 의원은 대구 수성갑의 총선 전 여론조사에서 줄곧 김문수 전 지사를 15% 내외의 격차로 앞서고 있다. 김 전 의원과 김 전 지사는 모두 ‘잠룡’으로도 꼽힌다. 총선 승패에 따라 이들의 대권가도도 결정된다.

친박과 비박, 여야 지역구도의 최전선으로 떠오른 대구 민심은 요동치고 있다. 지난 1월 1일 세계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최경환 의원과 친박에서 내세우는 ‘TK의원 물갈이론’에 대해 반대(44.1%)가 찬성(41.3%)을 근소하게 앞섰다. 비박 현역과 진박 예비후보가 맞붙은 여론조사에서도 유승민 의원의 대구 동을 등 일부 지역에선 비박 현역이 우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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