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정부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이라는 초강수를 내렸지만 한편에선 개성공단에 입주한 우리 기업들의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가 개성공단 가동을 중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입주기업들의 반발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에도 남북관계가 최악으로 치닫을 때마다 개성공단이 사실상 ‘볼모’로 잡히면서 입주기업들은 피해를 호소해왔다. 일부 업체들은 손실을 보상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법원은 국가의 손을 들어줬다. 기업의 경제적 손실보다 남북 대치국면의 위기상황에서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2010년 천안함 사태 직후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에 신규 투자를 금지하는 ‘5ㆍ24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개성공단에서 부동산 개발사업을 하려던 한 업체는 5ㆍ24조치로 벽에 부딪히자 국가를 상대로 손실보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해 6월 패소로 판결이 확정됐다.
법원은 5ㆍ24 조치가 천안함 사태 같은 중대한 위기상황에 대응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이뤄진 것으로 위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개성공단에 방직공장을 준공하고 5년간 남북협력사업을 준비해온 모 업체도 2008년 금강산에서 발생한 박왕자 씨 피살사건으로 방북길이 막히면서 막대한 손실을 봤다.
이 업체는 정부가 방북을 승인해주지 않아 사업상 손실을 봤음에도 아무런 보상을 받지 못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40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정부의 방북 불승인 결정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정부의 결정은 북한과의 군사적 대치상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막기 위해 내린 고도의 정치적 판단이므로 위법하지 않다는 것이 재판부의 의견이었다.
이처럼 소송에선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의 손실이 국가안보의 위급함을 뛰어넘을 만큼 더 중한 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된다. 다만 과거 판례들에 비춰보면 입주기업들이 국가로부터 배상을 받아내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2014년 7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개성공업지구 지원에 관한 법률을 보면, 남북 당국의 조치로 통행이 차단되거나 사업이 상당기간 중단되는 경우 입주기업의 경영정상화를 지원하기 위해 남북협력기금을 지원하거나 중소기업창업 및 진흥기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일부 지원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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