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송형근 기자] 골목마다 들어서는 원룸과 오피스텔, 요즘 ‘나홀로 족’이 대세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506만 가구, 전체의 26.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1인 가구 맞춤형 상품들까지. 여행도 1인 콘셉트가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일본 오키나와현에 있는 한 1인 호텔의 객실 입구. [사진=송형근 기자 shg@heraldcorp.com]
일본 오키나와현에 있는 한 1인 호텔의 객실 입구. [사진=송형근 기자 shg@heraldcorp.com]

▶일본의 1인 호텔, 그 속에 숨은 섬세함=우리보다 ‘혼자놀기’에 익숙한 일본에는 이미 나홀로족을 위한 호텔도 등장했습니다.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오키나와 등 한국인이 많이 찾는 관광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기자가 3일간 묵었던 일본 오키나와 소재의 한 1인 호텔. 58개의 객실이 있는 이곳은 한눈에 봐도 놀라운 공간 활용력을 보여줍니다. 1인실은 다소 좁아보이지만, 복층구조로 구성됐습니다. 자그마한 계단으로 2층까지 올라가면 침대와 수납장, 눈앞에 TV가 셋팅 돼 있습니다. 단, 185cm 이상 장신은 머물기 힘듭니다. 시종일관 허리까지 고개를 숙여야 될 정도로 천장이 낮기 때문입니다.

일본의 1인 호텔은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복층 구조로 설계됐다.
일본의 1인 호텔은 공간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복층 구조로 설계됐다.

그렇다면 잠만 자는 방일까요. 나름 나홀로 여행의 로망도 무궁무진 느낄 수 있습니다. 딱 맥주 5캔 들어갈 아담안 한 냉장고가 화장대 밑에 있습니다. 커피 포트는 물론, 호텔 1층은 편의점과 연결돼 필요한 물품을 손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노트북을 사용해야 한다면? 책상이 안 보이지만, 방법은 있습니다. 발이 쏙 들어가도록 거울 앞에 공간을 만들어놨습니다. 앉은 다리도 쭉 뻗어도 됩니다.

저층부에는 테이블과 TV, 화장실 등이 배치됐다. 물론 냉장고, 커피포트, 헤어 드라이어 등 1인 투숙객을 위한 물품도 마찬가지다.
저층부에는 테이블과 TV, 화장실 등이 배치됐다. 물론 냉장고, 커피포트, 헤어 드라이어 등 1인 투숙객을 위한 물품도 마찬가지다.

▶공간 효율성 최대, 투숙객 배려도 눈길=1인용 공간이래도 다 갖췄습니다. 헤어드라이어, 세면대, 1인 샤워대, 비데가 설치된 화장실까지. 비데에는 ‘音(음)’ 버튼이 있습니다. 홀로 용변을 봐도 민망하지 말라고 물소리를 들려주는 겁니다. 섬세함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겠습니다.

콘센트는 적재적소에 2세트씩 있습니다. 침대 옆에 2개, 다다미 앞 2개까지 짧은 전선으로도 효율적으로 전자기계를 사용할 수 있게 배치됐습니다.

리모콘은 세 개나 됩니다. TV, 에어컨, 조명 등 용도는 다 다릅니다. 위층 침대에 누워서도 메인 조명의 밝기를 조절하라는 것이죠.

조그만 방에 리모컨이 세 개나 있다. 에어컨, TV는 물론 조명등 리모컨까지 손쉽게 설정할 수 있게끔 배려했다.
조그만 방에 리모컨이 세 개나 있다. 에어컨, TV는 물론 조명등 리모컨까지 손쉽게 설정할 수 있게끔 배려했다.

효율적인 수납공간, 깔끔한 인테리어, 편리성까지 갖춘 이 방의 숙박비는 불과 3,000엔(25일 기준 한화 3만3000원)입니다. 싱글룸인데도 게스트 하우급 가격입니다. 작지만, 다 갖춘 1인 호텔. 이곳에선 외로울 새도 없습니다.

▶ 나홀로족의 증가는 세계적인 추세=사실 1인 가구, 나홀로족의 증가는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영국의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2010년 기준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국가로는 스웨덴 47.0%, 노르웨이 39.9%, 독일 38.6%, 프랑스 34.1%, 일본 31.2%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

과거엔 독거노인이 1인 가구의 대다수를 차지했다면 이젠 2030세대를 중심으로 주거 형태가 세분화 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제3의 가족 혁명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2030년 이후 1인 가구 비중이 40%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시류를 본다면, 우리나라에도 곧 한국에도 1인 호텔이 상륙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sh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