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정쟁속 노동개혁 4대입법 지연 전문가 “국민공감대 우선, 새틀짜야”
여야의 정쟁 속에 노동개혁 4대 입법이 지연되면서 정부가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변경지침 등 이른바 ‘2대 지침’을 통해 노동개혁을 추진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23일 국무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일부 정치권에서는 파견법을 제외하고 3개법만 처리하자고 주장하는데 이는 주무장관으로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노동개혁 4대 입법은 이번에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이날 국회 본회의에는 파견법 등 노동개혁 4대 법안은 논의조차되지 않아 사실상 입법은 물 건너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노동개혁 입법이 지연될 경우 정부는 2대 지침을 통해 노동개혁을 추진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장관은 노동개혁 법안 입법이 좌절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지적에 대해 “아직 3월에도 (임시국회가 열릴 수 있어) 가능하고 5월에도 (임시국회가 열릴 수 있는) 물리적인 기간은 남아 있다”면서도 ”2대 지침을 차질 없이 추진해나가겠다“고 답했다.
정부의 2대 지침은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요건 완화’ 등으로 정부가 지난해 12월 30일 2대 지침 관련 초안을 공개하자 노동계가 노사정 합의에 어긋난 것이라며 반발했고, 급기야 지난달 19일 노사정 합의 파기를 선언했다. 이에 고용부는 파기 선언 3일만인 지난달 22일 2대 지침의 최종안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정부가 결국 ‘나홀로 노동개혁’에 나서게 된 것은 노사정 대타협 때 약속한 근로시간 단축, 중장년 일자리 창출, 실업급여 확충 등이 미궁을 헤매고 있는 때문이다. 그 중심이 바로 정치권의 노동개혁 4대법안 입법 지연이다.
앞서 정부는 정부세종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노사정 대타협 과제를 실천하려면 노동개혁의 뼈대가 되는 4대 법안이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동개혁 4대 법안은 근로기준법과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파견근로법 등이다. 근로기준법의 경우 통상임금 범위 명확화와 근로시간 단축을, 고용보험법은 실업급여 확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출퇴근 산재 인정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중 파견업종을 확대하는 내용의 파견법은 여야가 이견을 좀처럼 좁히지 못하면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노사정은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9월15일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대타협을 이뤄낸 뒤 총 8개 부문의 대타협 과제를 이행키로 했다. 8개 과제는 청년고용 활성화, 임금체계 개편, 장시간근로 개선, 원ㆍ하청 상생, 비정규직 고용개선, 사회안전망 확충, 합리적 인사원칙 정립, 노사정 파트너십 구축 등이다.
정부는 이들 과제 중 임금피크제 및 임금체계 개편, 원ㆍ하청 상생협력, 공정한 인사관리, 청년 비정규직 처우개선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왔다. 올해부터 정년 60세 연장이 의무화되면서 임금피크제를 포함한 임금체계 개편은 불가피하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정년 연장으로 기존 근로자 30만명이 잔류하게 되는데다 앞으로 3년간 청년 15만명이 새로 노동시장에 진입하게 돼 ‘고용절벽’이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달 19일 한국노총이 노사정 합의 파기를 공식 선언하면서 노사정 대타협은 흐지부지 될 위기를 맞는다. 한노총은 정부의 파견근로법, 기간제근로자법 등 비정규직 관련 입법 추진과 일반해고 지침, 취업규칙 지침 등 일방적 2대 지침 발표를 이유로 노사정 합의 무효를 선언한 뒤 노사정 대화를 전면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기 내 노동개혁 4대 법안이 처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여야가 이미 오는 4월 총선 모드로 돌입해 관련 법안은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어 총선 이후에는 이들 법안들이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새로 구성되는 20대 국회에서 노동개혁의 틀을 다시 짜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대우ㆍ원승일 기자/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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