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호진 기자] 한화생명이 1946년 국내 최초 생명보험사로 출발한지 70년, 2008년 자산 50조원을 돌파한지 8년만에 총자산 100조원을 돌파했다.

국내에서 자산이 100조원을 넘는 생보사는 한화생명과 삼성생명 뿐이다. 이 같은 성장세라면 8년 후인 2024년에는 총자산 200조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생명의 성장은 한화그룹이 인수한 2002년부터 눈에 띄게 확대됐다.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공적자금을 받는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한 국내 보험사(대한생명)를 한화그룹이 인수, 당시 약 29조에 불과했던 총자산은 13년 만에 3배 이상 늘어나 100조원에 도달했다.

수입보험료 역시 9조 4600억원에서 2015년 기준 14조 9600억원으로 약 1.5배 성장했으며,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은 95.6%에서 277.0%로 약 3배 상승했다.

한화생명의 고속성장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역발상식 승부수가 빛을 발한 결과라는 평가가 주류를 이룬다.

▶부실기업, 생보사 빅2로 거듭나다=김 회장은 2002년 대한생명의 인수를 단행하면서 재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2조3000억원에 달하는 누적손실로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할 때 였다. 그러나 김 회장은 금융을 그룹의 신성장 엔진으로 키우겠다는 결단을 내린다. 결연한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해 1999년 6월7일 여의도 금융감독위에 입찰제안서를 직접 찾아가 제출했다. 김 회장은 오너로는 이례적으로 한화생명 대표로 나섰고 월급을 한푼도 받지 않는 등 책임경영을 실행했다. 그는 기존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고 급여 및 복리후생도 유지하며 ‘다시 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일선 대리점의 설계사와 머리를 맞대는 현장경영으로 사기를 북돋기도 했다. 인수 첫해인 2003년에는 연도상 시상식 무대에 올라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를 열창하는 등 영업조직에 각별한 애정을 쏟았다. 회사 전반에 경영 혁신의 마인드가 충만해지면서 보험사의 특허권으로 불리는 배타적 사용권 제도가 도입된 이래 업계에서 가장 많은 14개의 신상품을 낼 수 있었다. 그룹 오너의 헌신과 지원이 임직원의 마음을 움직였고 이는 13년 후 자산 100조 돌파라는 결실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과 ‘핀테크’서 미래 먹거리=한화생명의 행보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국내 생보사 중 가장 많은 국가(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해외영업법인을 운영중이다.

특히 2009년 국내 생보사 중 최초로 진출한 베트남법인은 올해 7년차를 맞아 흑자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중국법인은 저장성 내 외자사 1위 달성을 추진하고 상하이, 장쑤성 등의 신규 시장 진출도 모색중이다. 인도네시아법인도 방카슈랑스 제휴 등 판매 채널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특히 핀테크를 미래 먹거리로 지목하고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의 차남인 김동원 전사혁신실 부실장이 이 부문을 이끌고 있어 주목된다. 보험사에서는 유일하게 인터넷전문은행 K뱅크 컨소시엄에 참여해, 방카슈랑스 채널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험산업에서 적용이 어려웠던 핀테크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실제 비즈니스 모델인 중금리대출상품을 업계 최초로 출시하기도 했다. 향후에는 신용평가모형이 부족한 해외시장 공략에도 나선다는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