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산정책처 ‘경제및 정책동향’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으로 인한 경기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가 21조원 이상의 재정ㆍ정책금융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이후에도 경기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재정여력이 축소돼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는 최근 추가경정(추경) 예산을 편성해 재정의 경기대응 여력을 보강해야 한다는 권고가 제기되는 상황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정부는 아직까지 추경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하나 그 필요성은 갈수록 힘을 받을 전망이다.

8일 국회예산정책처는 ‘경제 및 정책동향’ 보고서를 통해 “(정부의) 부양책은 경기부진 완화에 다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국내경기가 뚜렷하게 개선되지 않을 경우 하반기 이후 재정여력 축소로 경기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고서는 우리경제는 최근 수출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내수마저 둔화되는 등 경기회복 모멘텀이 악화되고 있다며, 이에 정부가 중앙 및 지방정부의 재정지출과 정책금융기관의 보증규모를 확대하는 21조원 이상의 부양책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예산정책처는 그러나 “최근의 경기둔화가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성장둔화, 저유가 등에서 기인하고 대내적으로는 소비와 투자의 구조적 부진에서 기인한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경기회복까지는 상당기간이 소요될 수 있다”고 향후 경기에 우려를 나타냈다.

10조원 이상의 무역금융 확대 등 이번 부양책에 포함된 정책금융 확대와 관련해서는 “1분기가 자금수요가 적은 비수기이고 수출부진이 지속되고 있으므로 적재적소에 자금이 투입될 수 있도록 홍보와 집행 등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예산정책처의 ‘재정절벽’ 가능성에 대한 경고는 최근 선제적인 추경편성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7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과 경기판단’ 보고서를 통해 현재는 외수(수출)불황이 내수불황으로 전염되는 단계라며 “민간 경제주체들에 대한 심리안정 효과 등을 고려해 볼 때 선제적인 추경편성 및 금리인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거시정책이 경기침체 문제를 완전히 해소할 수 없고 그 효과도 불분명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는 민간 경제주체들의 심리안정 효과와 미시정책과의 시너지 효과를 위해” 추경이 필요하고 설명했다.

추경은 재정 조기집행 이후 나타날 수 있는 하반기 재정여력 고갈을 보완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추경 등 추가 부양책과 관련해 “우선 자동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 앞서 발표한 1분기 경기보완대책을 최대한 집행하고 효과가 나타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의 ‘미니’ 경기부양책으로는 쓰나미처럼 몰려오고 있는 수출과 내수의 복합적인 경기위축을 되돌리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추경 등 추가 부양책 논의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를 포함한 재정ㆍ통화정책의 공조, 기업의 현금여력을 실제 투자로 유도하기 위한 투자촉진 및 규제완화 등 복합적인 처방 필요성도 갈수록 힘을 받고 있다.

이해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