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사실 돈 몇 푼 지원받는다고 정규직 전환해 주는 사업주가 몇이나 되겠어요. 인건비다, 4대보험비다 해서 드는 비용이 더 큰데. 그래도 이 사업을 하는 건 비정규직이 정규직 됐다는 상징성이 크니까요.” 정부의 정규직 전환 지원 사업을 두고 고용노동부 관계자가 한 말이다.
정규직 전환 지원 사업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에 사업의 주체인 정부도 어느 정도 동조하는 분위기다. 그럼에도 정부는 지난 10일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 대책’을 발표하면서 현재 기간제ㆍ파견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정규직 전환지원금을 사내하도급 근로자ㆍ특수형태종사자까지 확대키로 했다. 사업의 실효성은 낮을 수 있지만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기업 현장에서는 상징적 효과가 적지 않다는 이유도 들었다.
주무부처 관계자마저 ‘회의적’인 이 사업에 200억이 넘는 예산을 쏟아붓는 것은 낭비라는 지적과 동시에 지원금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격차 해소에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처음 도입된 정규직 전환 지원 사업은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사업주에게 전환 근로자 1인당 임금상승분의 70%를 1년간 지원하는 것이다. 청년(15∼34세) 근로자는 80%까지 지원한다. 월 20만원의 간접노무비 지원까지 합쳐 인당 월 최대 60만원이 지원된다. 이르면 오는 7월부터 기간제ㆍ파견근로자뿐 아니라 보험설계사, 골프장 캐디 등 특수형태종사자와 사내하도급 근로자도 지원 대상에 포함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해(196억)보다 48억 많은 244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이 사업을 통해 기간제 및 파견근로자 2400명의 정규직 전환을 유도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그러나 올해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231개 기업에서 2363명의 정규직 전환을 신청했지만 실제 정규직으로 전환된 것은 45개 기업, 340명에 불과했다. 예산 196억원 중 실제 집행된 것은 4억원, 집행률은 단 2%에 그쳤다. 결국 나머지 192억원은 불용처리 됐다. 정부는 사업 시행기간이 짧은데다 신청부터 예산 집행까지 수개월이 걸리고, 지원금 수준도 낮은 점 등을 집행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그러나 사업실적이 저조했던 근본 원인은 정작 기업들이 정규직 전환에 소극적이었다는 점에 있다. 정규직 전환 시 최저임금의 120% 이상 임금 인상, 4대 사회보험 가입, 임금 등 불합리한 차별 금지 등 추가 비용과 노무관리에 대한 부담이 커져 기업 입장에서는 실익이 없기 때문이다. 사내하도급 근로자와 특수형태종사자로 지원을 확대해도 정규직 전환 사례가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이란 부정적 시각이 많은 이유다.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하려면 정규직 전환 지원보다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격차 해소, 비정규직 근로자 처우개선 등에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비정규직과의 격차를 줄이려면 큰 틀에서 정규직 과보호 해소, 직무ㆍ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펀이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는 공공부문에서 추진하는 상시ㆍ지속적 일자리 정규직 전환 원칙을 민간 기업으로 확산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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