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더불어민주당은 예고한대로 18일 오전 전략 공천 후보자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날 발표는 기존에 있었던 공천 발표와 달랐다.
지금까지 공천자 발표는 홍창선 공천관리위원장이나 김성수 대변인이 맡았다.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정론관에서 발표를 한뒤 그에 대한 추가 설명을 공보실에서 하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날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발표가 진행됐다.
국회 야당 출입기자들은 월, 수, 금 정례적으로 당 대표실에서 열리는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한다. 김 대표를 비롯한 이종걸 원내대표, 표창원, 김병관, 이용섭 비대위원 등의 현안에 관한 발언을 듣기 위해서다. 비상대책회의는 30분 정도 공개되고, 비공개로 전환되는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날 당직자는 “오늘은 비공개 회의가 없다. 기자들은 자리를 뜨지 마라”고 했다.
개회 선언이 이어지고, 기자들은 비대위원들의 말을 한마디도 놓치지 않고 노트북에 받아 치려 귀를 기울였다. 소득불균형, 국민연금, 알파고 등 김 대표와 비대위원들의 현안에 대한 발언이 이어졌다.
회의가 끝난뒤, 일부 비대위원들은 당 대표실을 빠져나갔고, 어수선한 분위기가 감둘았다. 갑자기 “김종인 대표의 공천 관련 발언이 있겠습니다”는 당직자의 발언이 들려왔다.
여기 저기서 웅성되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 있는 일이며 예정에도 없었기 때문이다. 기자들은 공천 후 일고 있는 잡음에 대한 일반적인 발언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 예상은 빗나갔다.
김 대표가 직접 공천자 발표를 한 것이다. 김 대표는 “정청래 의원처럼 공천 탈락한다고 할지라도 당을 위에서 선거기간 동안 백의종군 하겠다는 의사를 보인 분은 처음”이라며 “그런데 이번에 정 의원이 그런 자세를 보이는 것을 고맙게 받아들였 마포을에 공천대상자를 정 의원이 요구했고, 그 요구를 받은 분이 수락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당에서 10여개월 홍보위원장을 한 손혜원 위원장을 마포을에 공천하도록 했다”며 “손 위원장이자기 전문성이나 당 기여도나 보나 비례대표 최우선 순위로 생각하고 있는데, 본인이 당의 안정, 총선 승리를 위해 마포을에 출마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했다. 그는 또 “비례대표 최우선순위를 포기하고 수락해 감사하다”고 했다.
예상은 한번 더 빗나갔다. 김 대표가 9명의 전략공천자 중 손 위원장만 발표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 선 것이다. 더이상 질문은 받지 않겠다는 당직자의 얘기가 있었고, 곧 정론관에서 추가 공천자 발표가 있다는 얘기도 들렸다. 결국 손 위원장 외에 나머지 전략공천 후보자 8명은 김성수 대변인이 정론관에서 발표했다.
더민주는 지난주 정 의원과 이해찬 의원 등 소위 친노 운동권 핵심을 공천에서 배제한 후 심각한 후폭풍에 시달렸다.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지난주 더민주의 지지율은 이들의 공천배제 후 곤두박질쳤다. 이날 9명의 전략공천자 중 김대표가 손 위원장만 따로 발표한 건, 김 대표의 이른바 ‘집토끼’ 단속이 아니었을까.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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