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 국채금리는 물가와 가깝다. 일부 국채는 물가변동에 금리가 움직이면서 물가의 ‘거울’ 역할을 하기도 한다.
국채금리에는 실물경제와 금융경제가 반영돼있다. 은행의 예ㆍ적금부터 물가상승률까지 국채의 속사정을 뜯어보면 우리 경제가 조금씩 보이기도 한다. 특히 국고채 3년물 등 만기가 긴 중장기물 채권과, 물가와 연동되는 물가연동국채(물가채)는 물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국고채 3년물-1년물 차이는 ‘물가’에서 비롯된 것=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3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512%, 국고채 1년물 금리는 1.531%로 1년물 금리가 3년물 금리를 역전하는 금리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보통 만기가 긴 3년물이 1년물보다 금리가 높아야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둘 사이의 금리수준이 뒤바뀐 것이다. 이런 역전현상은 이전에도 간간이 있었지만 최근 5거래일 동안 연속으로 이어지면서 지난 2013년 4~5월 이후 가장 오랜기간을 이어갔다.
이는 시장이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를 통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기대하고 예측하고 있지만, 당장은 실현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단기물인 1년물보다는 중장기물인 3년물을 매수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금리전망에 대해 “금리인하 기대는 유지되고 있지만 이전보다는 약화됐다”고 진단했다.
다만 1년물과 3년물의 금리역전은 4월 금통위를 앞두고 벌어지는 단기적인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신동수 연구원은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하해도 1년물과 3년물의 스프레드(금리차)는 다시 정상 수준으로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이 금리를 인하하면 1년물이 이를 더 크게 반영해 1년물 금리가 더 낮아지고, 반대로 물가상승률이나 경제성장률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이어서 금리동결로 이어지면 3년물이 물가나 성장률을 반영하면서 다시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신 연구원은 “중장기물의 경우 통화정책의 영향도 받지만 물가와 성장기대치도 많이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1년물과 3년물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것은 물가와 성장률이다.
▶물가를 직접 반영하는 물가연동국채=국채 가운데엔 금리가 물가와 연동되는 물가채도 있다. 그런데 최근 이 물가채가 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에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물가채는 명목국채금리와 금리를 동일하게 만들기 위해 실질금리에 기대인플레이션과 유동성프리미엄으로 구성된 BEI(Break-Even Inflation)를 더한다. 물가상승률이 오르면 수익률도 높아지는 구조다.
한동안 0%대에 머물렀던 국내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11월과 12월 각각 1%, 1.3%를 기록하면서 반등세를 보였다. 지난 1월과 2월엔 각각 0.8%, 1.3%으로 나타났다.
물가채 금리는 계속 하락, 2월 중 40bp(1bp=0.01%)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물가상승률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며 65bp까지 올랐다. 영국이나 독일 등 선진국의 경우 물가상승률보다 BEI가 높다는 것을 고려하면 향후 국내 물가채도 BEI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강승원ㆍ박종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저물가 기조가 이어진다 하더라도 다시 0%대로 낮아질 정도는 아니고 지난해 낮은 물가수준을 감안하면 올해 물가상승률은 한은 전망치인 1.4%는 아니어도 1.0%대 초반은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최근 국제유가의 상승세로 기저효과가 나타나면서 하반기에는 물가상승률을 높일 것”으로 전망하면서 물가채 매수포지션 확대를 권했다.
▶시중금리 지표역할하는 국고채 3년물=3년물은 시중금리의 지표역할을 하기도 한다.
지난달 3년물 금리는 한동안 기준금리(1.50%) 이하로 하락하기도 했는데, 이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심리가 반영된 것이다. 최근까지도 지난 18일과 21일 3년물 금리는 각각 1.499%, 1.496을 기록하며 기준금리를 밑돌았다.
시중금리의 지표역할을 하는 3년물 금리가 낮아지니 예ㆍ적금 금리도 함께 낮아졌다. KEB하나은행은 지난달 24일, 국민은행은 지난 1일 각각 예금상품 금리를 연이어 내렸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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