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정부가 휴일이나 야간에도 진료를 하는 ‘달빛어린이병원’을 선정해 지원하고 있지만,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의 반대로 지원사업에 참가하는 병·의원의 수가 오히려 줄고 있다.
30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달빛어린이병원은 전국에 11곳뿐이다. 작년 9월의 13곳에서 오히려 2곳이 줄었다. 복지부는 당초 작년 연말까지 30곳으로 늘릴 계획을 가지고 있었지만, 병·의원의 참가가 저조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달빛어린이병원은 평일에는 밤 11~12시까지, 휴일에는 최소 오후 6시까지 진료하는 병원이다.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3명 이상 있어 연간 최대 3일인 휴진일을 제외하고는 1년 내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각 병·의원에는 야간·휴일 진료 수당으로 평균 1억8000만원의 보조금이 지원된다. 보조금은 지방자치단체와 정부가 절반씩 부담한다.
정부가 이처럼 적지 않은 비용을 들여 달빛어린이병원을 지원하는 것은 소아청소년과 진료에 대한 휴일·야간 진료 수요가 많지만 실제로 진료를 하는 병·의원은 극히 적기 때문이다.
소아·청소년의 경우 늦은 밤이나 휴일에 갑자기 몸이 아픈 경우 무리를 해서 일반 병원의 응급실을 찾더라도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아닌 전공의의 진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부분 응급실을 방문해야 할 정도는 아닌 경증 환자이지만 다른 대안을 찾기 어려워서 오랜 대기 시간과 비싼 진료비를 감수해야 한다.
복지부는 이 같은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2014년 시범사업을 거쳐 작년 달빛어린이병원 본사업을 시작했지만 소아·청소년과 병·의원들의 반대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있다. 의료계가 반대하는 것은 달빛어린이병원이 동네 소아과의 몰락을 낳을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는 “경증의 질환에도 장거리를 이동해 진료를 받고 주간에 올 경증환자가 야간으로 이동하는 등 의료시스템이 왜곡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자 복지부는 여러 의원이 연합해 휴일·야간 진료를 하거나 토요일과 일요일 등 주말에 일정 시간 이상 진료하는 경우에도 지원하는 요일제 방식을 허용하는 쪽으로 제도 개편을 추진 중이다. 이런 개편 방안은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복지부 주최로 열리는 ‘소아 야간·휴일 진료체계’ 공개토론회에서 복지부의 용역 의뢰를 받은 서울대 연구팀(연구책임자 곽영호 교수)이 발표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2014년 기준 야간·휴일에 응급실을 방문한 소아환자의 42%는 경증 환자여서 응급실에서 비응급 진료가 제공되는 경우가 많다”며 “공급자(소아·청소년과 병·의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연구팀이 제안한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고 다음달부터 상시적으로 사업자를 공모해 병·의원의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지만,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의 반대 목소리가 거세 얼마만큼 수가 늘어날지는 미지수다. 복지부는 이날 토론회에 대한소아청소년과개원의사회와 대한소아과학회가 참가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이들 단체는 불참을 통보했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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