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지난 2012년 5월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결혼식이 비밀리에 진행됐다. 저커버그의 집 뒷마당에서 열린 결혼식에는 가족, 지인 등 100여명이 초대됐다.

당시 참석자 대부분은 저커버그의 여자친구 프리실라 찬의 의대 졸업 축하파티인줄 알았다. 참석자들은 웨딩드레스를 입은 찬과 양복을 입은 저커버그를 보고 깜짝 놀랐다.

하지만 ‘필즈커피’의 창업자 필 제이버와 필의 아들 제이콥은 깜짝 이벤트를 미리 알고 있었던 하객이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본사 내에 임대료를 받지 않고 ‘필즈커피’ 매장을 내준 장본인이었다.

IT 거물들로부터 투자받은 카페=‘필즈커피’는 대표적인 IT도시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발했다. 아무리 실리콘밸리에서 인기가 있다지만 벤처투자자들이 카페에 투자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지난해 ‘필즈커피’는 우버 등에 투자했던 벤처캐피털 서미트 파트너즈 등으로부터 1500만달러(약 172억원)를 투자받았다. 투자자 명단에는 메이너드 웹 야후 회장과 전직 애플과 페이스북 임원, 래퍼 스눕독 등도 올라있다. 투자금은 미국 전역으로 매장을 확대하는데 쓰일 예정이다.

이들은 기업화된 스타벅스나 개성을 추구하는 힙스터들이 찾는 블루보틀이 아니라 자신만의 길을 걷는 ‘필즈커피’를 주목했다.

스타벅스도, 제3의 물결도 거부=‘필즈커피’는 홈페이지에 “우리 가게에는 라떼, 카푸치노, 에스프레소가 없다”고 소개했다. 대신 ‘민트모히토 아이스커피’, ‘제이콥스 원더바’, ‘필하모닉’과 같이 다른 카페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이름 20여개가 메뉴판을 채우고 있다.

‘필즈커피’에서는 고객의 주문을 받은 뒤 원두를 갈아서 핸드 드립으로 커피를 내린다. 설탕, 크림 등은 고객의 기호에 맞게 더해준다.

바리스타는 고객의 이름을 부른 뒤, 커피를 건네 주며 말한다. “완벽한지 확인해주세요”

올해 29살인 최고경영자 제이콥은 “이같은 행동은 고객들과 ‘감정적인 교감’을 하게 해준다”며 “우리는 커피장사보다 사람장사(people business)를 한다”고 말했다.

‘필즈커피’는 커피 문화에 있어 제2의 물결인 스타벅스나 블루보트, 조(joe)커피 등과 같은 제3의 물결에 포함되는 것도 거부한다.

‘필즈커피’는 매장 분위기에 안 어울리는 쇼파를 놓거나, 손님 요구대로 크림이나 설탕을 잔뜩 더해주는 등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매력으로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고객 한사람 한사람에게 완벽한 커피를 제공한다는 것이 모토다.

매장 평균 매출액, 스타벅스 앞서=‘필즈커피’의 창업자인 필 제이버(60)는 팔레스타인 이민자 출신이다. 페도라와 콧수염이 그의 상징이다.

필은 8살때부터 팔레스타인에서 커피 원두를 팔았다. 오후가 되면 가족들과 함께 모여 할머니가 끓여주는 터키커피를 마셨다.

필은 1976년부터 샌프란시스코에서 주류 및 식료품을 파는 가게를 운영했다. 그러다 2002년부터 손님들에게 직접 커피를 끓여 대접했다. 소문난 커피 맛에 가게 앞에 긴 줄이 서기 시작했다.

2003년 닷컴버블이 붕괴하자, 그는 술장사를 접고 커피 가게로 전환했다. 실리콘밸리 직장인들, 학생들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필즈커피’는 나날이 성장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스타벅스가 매장당 연간 평균 매출액이 120만달러(약 14억원)인 것에 비해 ‘필즈커피’는 170만달러(약 19억원)가 넘는다. 지난해 ‘필즈커피’ 29개 매장의 매출액은 60% 성장했다.

‘필즈커피’는 올해 워싱턴D.C에 두군데 매장을 내고, 뉴욕 등 미국 전역에 1000여개 매장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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