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마지막 남은 무풍지대… “공약은 몰라 경험있고 안정적이니”… 정치엘리트와 이해일치 강남주의 공고화 우려도
강남은 철옹성이다. 총선이 8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야의 텃밭으로 공고한 지지율을 보였던 대구와 광주, 영남과 호남마저도 들썩이고 있지만, 이른바 서초, 강남, 송파 등 강남 3구의 선거구 8곳의 새누리당 지지는 요지부동이다.
새누리당이 무공천지역으로 결정한 송파을에서만 여권 무소속의 김영순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최명길 후보와 경합 우위를 보이고 있을 뿐, 이곳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앞서 있다.
새누리당은 7곳을 우세 지역으로 꼽았다. 강남이 대한민국 마지막 무풍지대가 된 것이다. 제주대 서영표 교수(사회학과)는 “영ㆍ호남과는 다른 새로운 양상의 지역감정”이라며 “수도권-비수도권, 강북-강남이 새로운 구도의 지역감정이 될 확률이 높다, 그 중에서도 ‘강남주의’는 최후의 지역감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역대 총과 최근 전국단위 선거에서의 새누리당(전 한나라당) 지지율은 상승하고 결집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강남공화국’, 그들은 왜 새누리당을 지지할까=대한민국 1%, 최상류층의 고소득 자산가들과 전문직 종사자들이 산다는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삼성동 아이파크(이상 강남 병), 반포 자이(서초 갑) 등 아파트단지와 강남지역 유동인구가 많은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을 지난 4일 오후 찾아 2명의 기자가 5시간여동안 유권자들을 만났다. 고급수입차와대형 세단이 쉼없이 들락거리는 아파트 단지 내외부에서는 총선 홍보 현수막이나 선거운동원을 찾아보지 못했다.
타워팰리스 거주자 한모씨(78ㆍ무직)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계속 지지해왔다, 이번에도 새누리당 찍을 가능성이 100%”라며 “경험이 있고 안정적이니까”라고 했다. 후보와 공약은 모른다고 했다. 여당의 공천파동에 대해선 “상관없다”고 했다.
주부 이모씨(36)는 “집안이 경상도 출신이라 부모님도 지지하고 익숙하다”고 했다. 황모씨(72ㆍ주부ㆍ압구정동)는 공천파동을 묻는 기자에게 목소리를 높이며 “그게 무슨 상관이냐, 뭐야, 지금 어느 편 대변하러 온 거냐”고도 하기도 했다. 대를 이어 여당을 지지하는 집안이 많은 것도 특징이었다.
민모씨(36ㆍ삼성동)는 “친구들 사이에선 강남 사는 것 티내냐고 하는 분위기도 있고 해서 1번이라 말하긴 좀 어색해 하지만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숨은 1번 표가 많다”며 “왜 1번을 찍는지 명확한 이유는 없지만 부모님의 영향이 큰 것 같다, 2번이 되면 망한다는 인식이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과 증세 등에는 민감했다. 회사원 박모씨(30ㆍ도곡동)는 “강남 주민들은 재산세가 서울시로 공동분배되는 것을 민감해 하는데 새누리당 후보는 그걸 없애겠다고 하는데도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역과 상관없는 출산장려하겠다는 말만 하더라”고 했다. 최모씨(57ㆍ주부ㆍ삼성동)는 “노무현 정부 때 종부세(종합부동산세)로 ‘멘붕’이 왔다, 진보 쪽 후보가 되면 세금 더 내고 이런 게 두렵다”고 말했다. 황모씨(66ㆍ사업가ㆍ삼성동)는 “노무현 정부 때 종부세하면서 첫 해에 5천여만원까지 세금을 내봤다, 부자증세에 거부감 있다, 시장경제체제에안 맞는 것 같다”고 했다.
▶갈수록 공고화되는 ‘강남주의’, 선거 치를 때마다 상승ㆍ결집하는 새누리당 지지율=지난 19대 총선까지 강남 3구의 선거구는 이번보다 1석이 적은 총 7곳이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상승 추이다. 강남갑의 경우 지난 16대 때 한나라당 후보(최병렬) 득표율이 56.5%였으나 19대 새누리당 심윤조 후보는 65.3%를 얻었다.
서초갑에선 지난 18대 총선에서 이혜훈 후보가 75%나 득표하기도 했다. 강남 3구 중 송파을ㆍ병은 원래 야당 강세 지역이었으나 최근 선거에서는 여권 우세 지역으로 바뀌었다. 송파을의 경우 16대 김성순(새천년민주당)이 당선됐고, 17대부터 분구된 송파병은 17대와 18대 총선에서 모두 야당이 승리했다. 그러나 송파을은 17대 이후, 송파병은 19대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석권했다.
2012년 4월 치러진 19대 총선과 같은해 12월의 제 8대 대통령선거, 2014년 지방자치단체 구청장 선거의 결과도 강남 3구의 새누리당 지지율이 상승 추이임을 보여준다.
▶정치엘리트와 강남3구 이해와의 결합 우려, 변화가능성 적다=이러한 ‘강남주의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최영진 중앙대 교수(정치국제학)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유권자들이 후보나 당을 교체해줘야하는데, 매번 똑같이 찍으니 정당들이 노는 것, 일 열심히 안하고. 선거때만 다 하는 척한다”고 말했다.
제주대 서영표 교수는 “우리 사회는 변화와 계급 상승 열망이 강한 역동적인 신분사회화하고 있는데, 이것이 기득권 세력에겐 불안이나 위협 요소로 인지되면서 특정 정당과 정치세력에 대한 지지가 강해지고 투표행위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부동산을 통해서 부를 축적하고 이를 교육과 상류층끼리의 폐쇄적 네트워크를 통해 유지ㆍ재생산 하려는 경향”이라는 게 서교수의 분석이다. 그는 “정치가 다양한 계층의 이해를 대변해야 하는데, 강남이 특권화 되면서 정치 엘리트 정치인 및 관료들이 강남 3구의 이해와 결합되는 것이 가장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정치외교학)의 의견은 좀 달랐다. 그는 “강남 사람들이 새누리당 찍는 건은 자기 이익을 위해서”라며 “그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대의민주주의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이형석ㆍ유은수ㆍ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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