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북한이 150년 전 대동강을 통해 국내로 들어왔다가 당시 조선 관군에 의해 침몰당한 미국 상선 ‘제너럴셔먼’호 사건을 다시 거론하고 있다. 주민들을 상대로 대미 적개심을 극대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3일 오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옛말 할아버지-피맺힌 원수 미제는 승냥이, 불타버린 셔먼호 1’을 통해 셔먼호 사건을 다시 언급했다. 제너럴셔먼호 사건은 조선시대 말기인 고종 3년(1866년) 대동강 하구에 도착한 미국 상선 셔먼호의 선원들이 통상을 빌미로 주민들을 상대로 약탈과 살육을 벌이다 관찰사 박규수의 반격으로 배가 침몰당하고 승무원 전원이 몰살당한 사건이다. 이는 이후 고종 8년(1871년) 일어난 조선과 미국간의 전쟁인 신미양요의 원인이 되었다.
북한은 1986년 대동강 변에 셔먼호 격침비를 세우고 반미항전의 상징물로 삼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옛말(옛날 이야기)의 할아버지 역할을 맡은 인물은 셔먼호를 “1866년 우리나라에 침략해왔던 미제 침략선”이라고 소개하며 “선장과 선주 놈도 많은 것을 약탈하고 많은 사람을 죽인 강도 놈들이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직후인 지난달 12일 북한의 주간지 통일신보도 ‘조선반도는 힘의 농락물이 아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셔먼호 사건을 사례로 들었다. 당시 기사에서 북한은 “오늘의 공화국은 지난날 대국들 짬에서 가쁜 숨을 톺아쉬던(몰아쉬던) 약소국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북한이 이렇게 셔먼호 사건을 다시 거론하는 것은 최근 한미 연합훈련 등으로 북한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압박이 거세진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앞서 북한이 지난 1월 기습적인 핵실험에 이어 2월 국제사회의 우려와 만류에도 불구하고 장거리로켓 시험발사를 강행한 뒤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대북 제재 결의안이 채택되자 미국 등의 탓으로 돌려 주민들의 대미 적개심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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