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기자] Mnet ‘프로듀스101’ 같은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캐릭터의 일관성이다.앞과 뒤, 전과 후의 연결이 자연스러워야 한다.

지난주까지 밝은 표정이었는데, 이번 주에 시무룩해진다면 그 이유가 설명되어야 한다. 사전제작이 아닌, 실시간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나와서 자꾸 컨셉을 잡고 캐릭터를 만들려고 하면 곤란하다. 개그를 치는 정도에서 그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후 자신의 실제 모습과 연결이 잘 안된다. 말을 하지 않아도 손호준처럼 일관되게 안하면 된다. 그게 일관성이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일관성이 깨지는 이유는 몇가지가 있다. 악마의 편집이거나, 또는 당사자 자신이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고 위축돼 숨어버리는 것이다.

‘프로듀스101’에서 일관성이 결여된 대표적인 인물이 허찬미(더블킥 컴퍼니)였다. 이미 걸그룹 활동을 해본 경험이 있고, 연습생 생활만도 10년 4개월, 군대로 따지면 상사급이다. 한참 어린 후배들 사이에서 뭔가를 보여주어야 할 것 같다. 걸그룹 활동 시절 가창력도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은 허찬미는 1회에서 가뿐하게 A그룹에 배정됐다.

하지만 ‘얌얌’을 전소미 등과 함께 무대에 서면서 허찬미는 자주 나오지 않았다. 통편집됐다는 말도 나오면서 앞과 뒤가 설명이 되지 않은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허찬미는 목 상태가 안좋아지기도 했지만 좀 더 적극적으로 나왔으면 하는 아쉬움도 든다. 허찬미는 "불공정한 게임 아냐? 왜 내가 불이익을 당해야 되지?" 하는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거나 위축돼 버리면 해결되기 어렵다. “내가 ‘얌얌’에서 왜 분량이 적어졌는지 모르겠다”부터 시작해 앞으로 어떻게 하겠다고 하는 생각들을 밝혔다면, 그게 캐릭터로 만들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됐을지도 모른다.

허찬미는 분량이 줄어들수록 상처를 받고 심리상태도 위축되는 것 같았다. 제작진은 허찬미가 안타깝게도 자신감 있게 말하지 않으니 쓸 수 있는 분량이 더 줄어들었다고 한다. 분량의 악순환이 이뤄진 것이다.

그러니까 상황이 좋으면 좋은대로, 좋지 않으면 좋지 않은대로 자신을 표현하고 어필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그 점에서는 11위로 신생 걸그룹 ‘아이오아이’로 합류한 유연정(스타쉽)도 후반부 들어 잘 보이지 않았던 인물이다. 가창력을 갖춰 좋은 보컬리스트의 자질을 지니고 있는 유연정은 ‘센터‘ 욕심을 냈다는 이유로 좋지 않은 반응에 직면하면서 위축된 것 같았다.

아직 사회생활 경험이 거의 없는 10대후반~20대초반의 젊은이들이라 댓글에 민감하다. 악플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대중에게 가능한 좋은 댓글을 달아달라고 부탁할 수는 있지만, 이에 대한 내성도 길러야 한다.

제작진은 참가자들에게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으려고 생각하지 말라” “일희일비하지 말고, 흔들리지 말고 가길 바란다” “이 프로그램이 끝나면 사랑해주는 팬이 만들어 질 거다”라는 말을 해주었다고 한다.

참가자들은 대중들로부터 힘도 받지만 상처도 받는다. 그것을 받아들이는 것도 연예인이 되는 과정을 학습하고 경험하고 연습하는 것이다.

‘프로듀스101’이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순탄하게 잘 나가면 좋지만, 난관과 암초를 만났을 경우 이를 어떻게 극복하는지를 대중에게 보여주는 것도 필요하다. 난관을 잘 극복하면 더 성숙하고 단단한 인물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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