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환ㆍ박혜림 기자] “작은 결혼식을 할까 했는데, 준비하다 보니까 인생에 한 번뿐인 중요한 행사인 만큼 사치를 부려도 되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최근 예비 신혼부부들 사이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화두는 ‘스몰(Small)’과 ‘셀프(Self)’. 가성비를 중시하는 트렌드로, 발품 팔아 저렴한 비용에 최대의 효과를 내는 혼수가 대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사치스럽고 화려한 ‘프리미엄 혼수’가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강남을 중심으로 ‘프리미엄(Premium) 혼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결혼을 앞둔 이모(35)씨는 최근 주말마다 용인, 파주 등 수도권을 돌아 다닌다. 신혼집에 들어갈 가구를 구입하기 위해서다. 용인과 파주 등지에 있는 스크래치 가구 전문점들을 잘 살펴보면, 외국산 고가의 가구임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부분에 스크래치가 났다는 이유로 정상가보다 최대 70%정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이렇게 발품을 팔아 얼마 전 침실세트를 구입한 이씨는 “정상가로 구입했을 경우 600~700만원 정도하는데 상처가 난 제품은 200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며 “가전제품도 온라인으로 저렴하게 구매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머지 신혼집에 들어가는 기타 생활용품들은 각자 사용하던 물건들을 넣어서 결혼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고 했다. 물론 예단도 없앴다.

반면 한번뿐인 결혼식에 아낄 수만은 없다는 이들도 많다. 지난해 10월 결혼한 김모(36)씨는 “결혼식 자체는 소박하게 치러도 예물은 평생 사용하는 것이라 좋은 것을 하고 싶어 일부러 청담동까지 갔다”며 “내 시계와 신부 반지에 결혼 자금의 절반 가량을 투자한 것 같다”고 했다. 김씨는 청소기는 독일제로, 텔레비전도 대형으로 구입했다.

또 다른 예비 신부 류모(26ㆍ여)씨도 “예물을 명품 브랜드에서 보고 있다”면서 “한 번 쓰는 것 이왕이면 좋은 것을 하는 게 낫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신세계에 따르면 지난 2월 신세계 백화점 강남점에서 새롭게 선보인 3층 프리미엄 혼수 전문관 ‘럭셔리&주얼리’가 결혼 성수기를 맞아 높은 매출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 측은 “‘럭셔리워치&주얼리’ 층 매출이 개장일인 2월 26일부터 이달 17일까지 약 두달 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3.1%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본격적인 혼수철과 맞물린 봄 세일기간(3.31~4.10일)에는 매출 증가율이 138.4%까지 치솟았다. 명품브랜드 특성상 별다른 할인행사가 없었음에도 세일기간 강남점의 전 층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신장률을 보였다.

세일기간 중 강남점 ‘럭셔리&주얼리’와 비슷한 콘셉트인 신세계 본점 본관 지하 1층 럭셔리 시계 전문관의 매출신장률도 32.8%로 높았으나 강남점의 4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가성비를 중시하는 결혼문화 확산 속에서도 강남지역은 프리미엄 혼수 수요가 여전히 대세를 이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