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정부의 투자 독려에도 불구하고 주요 대기업의 사내유보금이 9%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내유보금의 일부를 환수해 먹고 살기 힘든 서민들을 위해 써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재벌사내유보금환수운동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10대 재벌 93개 상장계열자의 사내유보금은 총 549조6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9.1%(45조7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2015 회계연도 개별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다.
사내유보금은 1년간 세후 이익에서 배당금, 성과급 등으로 지출한 금액을 뺀 유무형 자산이다. 현금성 자산뿐만 아니라 부동산, 기계ㆍ설비 등의 구매대금도 포함된다.
그룹별로 보면 16개 상장계열사가 있는 삼성이 215조3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9.4%(18조6000억원) 늘었다. 11개 계열사가 있는 현대차그룹이 112조6000억원으로 10.2%(10조5000억원) 증가했고 SK그룹(16개사) 65조6000억원(23.7%↑), LG그룹(12개사) 44조원(4.1%↑), 롯데그룹(8개사) 8000억원(2.9%↑) 순으로 집계됐다.
10대 그룹의 유보금 증가액에서 삼성ㆍ현대차ㆍSK 등 3대 재벌 비중이 91.0%(41조6000억원)에 달했다.
30대 그룹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유보금은 753조6000억원(6.1%↑)에 달한다. 올해 우리나라 국가 예산(약 380조원)의 2배를 훌쩍 넘는다.
운동본부는 “지난해 실질 GDP 성장률은 2.6%고 가계부채가 1년 새 11% 이상 늘었다”면서 “성장이 둔화되고 서민 주머니가 쪼그라드는데 재벌은 이익금을 곳간에 쌓아두기만 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재벌 총수들이 유보금을 이용해 계열사 순환출자 등의 방법으로 ‘내부지분’을 확보해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고도 주장했다. 운동본부는 공정거래위원회 자료를 인용, 10대 재벌의 총소유지분 중 총수일가 지분은 평균 3.2%에 불과하다고 근거를 제시했다.
운동본부는 “유보금에는 산업재해, 불법파견, 저임금, 상시적 해고 압박 등에 시달리는 노동자의 피눈물이 서려있다”면서 유보금을 환수해 노동자ㆍ서민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홍성일 전경련 재정금융팀장은 “대다수 기업의 유보금 중 현금성 자산은 10∼20% 수준으로 월급과 세금, 임대료 등에 지출하기 위해 남겨둔 것”이라면서 “기업이 성장 과정에서 이익을 내 유보금이 늘어나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반박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2014년 말 기준 30대 그룹의 사내유보금은 683조원이고 이중 현금성 자산은 118조원(17.3%)이다. 또 2012년 기준 비금융 상장사의 총자산 대비 현금성 자산 비중은 9.3%로 주요 8개국(G8) 22.2%, 유럽연합 14.8%와 비교하면 낮다고 전경련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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