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순식ㆍ조민선 기자] 한진해운이 25일 오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한 채권단 공동관리(자울협약) 신청의 해법이 다시 한진해운에게도 되돌아갔다.

산업은행 등 한진해운 채권단은 이날 오후 한진해운으로부터 제출 받은 조건부 자율협약 신청서에 대한 검토 결과, 용선료 협상 등 정상화 추진 세부 방안에 대한 구체성 등이 미흡해 이에 대한 보완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4시부로 조건부 자율협약 신청서를 제출받고, 채권단 실무자 회의를 통해 제출 내용을 검토한 뒤 이같이 밝혔다.

채권단은 다만 이는 자율협약 신청의 반려가 아닌, 내용 보완에 대한 요청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진해운은 이날 연간 1조원에 달하는 용선료 인하를 위한 해외 선주들과의 협상 개시,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 방안 등의 자구노력을 담은 경영정상화 방안을 자율협약 신청서와 함께 제출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협의를 통해 자율협약이 정상적으로 개시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한진해운이 향후 보강해 제출한 회사의 자구 노력 및 향후 경영정상화 가능성 등을 검토한 뒤, 채권금융기관 실무책임자 사전회의를 소집해 의견 수렴 및 검토를 거쳐 자율협약 개시 여부에 대한 안건을 공식으로 채권금융기관협의회에 부의할 계획이다. 자율협약은 현대상선과 마찬가지로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 채무 조정에 나선다는 조건 하에 맺는 조건부 자율협약이 될 전망이다.

이날 자율협약이 공식 신청됐지만, 자율협약이 실제로 개시되기 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채권단 내부에서는 경영 부실을 자초한 대주주 스스로가 고통분담에 나서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다.

앞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현대상선의 자율협약 신청 전 3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하고, 자회사 현대증권의 매각을 결정한 바 있어 한진그룹 내에서도 강력한 자구노력을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하지만 한진그룹 측은 이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이 경영하던 한진해운이 유동성 위기에 처하자 대한항공 등을 통해 1조원 가량의 자금을 지원해 온 데다, 경영 위기가 이어지자 2014년 4월에는 한진해운이 흑자가 될 때까지 무보수로 회장직으로 일하겠다며 한진해운의 정상화에 적잖은 노력을 기울여 왔기 때문. 채권단 내부에서도 현정은 회장과 조양호 회장은 케이스가 다소 다르다는 판단이 깔려있는 게 사실이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조 회장에 대해 사재출연을 압박할 경우 추후 한진해운과 비슷한 사례가 발생할 경우 조 회장처럼 그룹을 통한 지원에 나서지 않고 곧바로 법정관리를 신청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을 신청하기로 결정하기 전에 소유 주식을 매각한 최은영 전 회장 일가에 책임을 묻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미공개정보 이용 등으로 처벌을 할 수 있지만, 사재출연 등의 자구방안을 직접 묻기엔 마땅한 수단이 없어서다.

일단 금융당국은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 일가가 자율협약 신청 발표 직전 한진해운 주식을 처분한 것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주요 주주였던 최 회장 일가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한진해운 주식을 매각하고 손실회피를 했는지를 조사하기로 했다. 앞서 최 회장과 장녀 조유경, 차녀 조유홍 씨는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 발표가 나오기 직전인 지난 6일부터 20일까지 보유 중이던 한진해운 주식을 전량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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