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올해 근로자의 날(1일)은 경기침체로 인한 내수 부진과 수출 악화가 맞물려 미세먼지로 잔뜩 흐려진 잿빛 하늘만큼이나 우울하다. 근로자들이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의 신록을 느낄 겨를도 별로 없다.

조선 해운업은 구조조정 대상으로 지목돼 현재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 여부를 놓고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철강, 건설, 석유화학 업종도 휘청거리고 있어 고용사정 악화를 부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조조정은 대량실업 사태를 부를 것이 뻔하다. 게다가 그간 우리나라 경제의 성장엔진 역할을 톡톡히 해온 수출은 좀처럼 회복될 기미가 없다. 계속 내리막길이다. 내수침체에 수출까지 부진한 상태가 이어지면서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기업들은 잔뜩 움츠리고 있다. 이래서는 고용시장이 살아나기 어렵다. 그나마 생기는 일자리도 대부분 임금 및 복지수준이 낮은 비정규직이 대부분이다.

지난 3월 15~29세 청년실업률은 11.8%로 2000년 이후 가장 높았지만 청년들이 선호하는 대기업들은 오히려 채용규모를 줄여 청년실업의 탈출구는 보이지 않는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지난 1월부터 4월18일까지 공기업과 금융그룹을 제외한 자산순위 30대 그룹을 대상으로 ‘2016년 고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30대 그룹 중 21곳이 올해 신규채용을 작년 수준 이하로 뽑는다고 답했다. 채용을 늘리는 그룹은 9곳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올해 신규채용은 작년 13만1917명보다 4.2% 감소한 12만 6394명으로 예상되고 있다. 상위 10대 그룹의 올해 채용규모도 7만9144명으로 지난해 8만440명보다 1.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 때문에 대기업 정규직은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따기이고, 대부분은 비정규직이거나 최저시급도 못받는 ‘열정페이’로 몰리고 있다. 실제 청년들 6명 가운데 한명꼴로‘열정페이’를 강요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열정페이를 받는 청년인구는 2011년 12.3%(44.9만명)에서 2015년 17%(63.5만명)로 급증했다. 열정페이는 15~29세 저연령층과 대학재학생, 소규모 사업장과 서비스업종에 종사근로자에 많았다. 열정페이 청년과 비(非)열정페이 청년의 임금격차도 2.5배에 달했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비정규직 직군은 일용직, 기간제, 계약직, 특수고용직, 파견직 등 수많은 형태로 분화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8월 기준 비정규직 근로자 수는 627만1000명에 달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년새 19만4000명이 늘었다. 전체 임금근로자(1931만2000명) 가운데 셋 중 한 명(32.5%)은 비정규직인 셈이다. 하지만 이 숫자에는 고용이 불안한 ‘특수고용직’이 포함돼 있지 않다. 이들을 포함하면 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각종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거나, 직간접적인 영향권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격차는 개선되기는 커녕 오히려 벌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작년 8월 기준 비정규직의 월평균임금은 146만7000원으로 정규직(269만6000원)의 절반수준(54%)에 불과하다. 2004년 65%에서 10%포인트 낮아졌다.

비정규직 근로자 차별은 임금 외에도 교통비ㆍ차량유지비, 효도휴가비, 가족수당, 복지포인트 등에서 다양하게 나타난다. 고용부가 2014년 금융업, 병원 등 48개 사업장에서 기간제 등 비정규직 근로 감독을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교통비, 피복비, 경조금 등 복리후생 경비 차별이 30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상여금.성과보상금.각종수당 차별 137명, 임금 차별 78명 등의 순이다.

비정규직 근로자가 정규직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도 줄어들고 있다. 2013년 OECD의 ‘비정규직 이동성 국가별 비교’에 따르면 한국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근무 3년 후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비율은 22.4%로 회원국 평균인 53.8%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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