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원종준(39) 라임자산운용 대표는 ‘용대표’라 불린다. 2012년 라임투자자문사를 설립, 전문 사모펀드 운용사로 변경해 현재는 헤지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3년만에 7000억원의 자금을 끌어모았고, 그가 운용하는 헤지펀드 ‘라임 모히토’의 수익률은 연초이후 9.6%에 달한다.
과감한 투자로 이름을 날렸던 ‘용대리’, 이젠 ‘용대표’가 됐다.
몇 년 전부터 여의도 증권가에선 ‘용대리’가 나타났다. 안정지향적인 선배들과 달리 중소형주나 새로운 산업에 과감하게 투자하는 과장ㆍ대리급 직원들이 바로 ‘용대리’다. 그러나 이들 용대리보다 더 무서운 이들이 나타났다. 바로 ‘용대표’들이다.
조직에서 ‘용대리’로 살아가기보다 창업의 길에 들어서 최고경영자(CEO)가 된 용감한 30ㆍ40대 증권맨이다.
이들은 물려받은 돈이 아닌 투자금을 받아 회사를 설립하고, 말끔한 정장보다 캐주얼한 복장을 선호한다.
정호성 더블릭투자자문대표도 또다른 ‘용대표’다. 그는 33세로, 새내기 CEO에 속한다.
대학 재학 시절 가치투자 동아리에서 꿈을 키워 졸업 후 바로 동기, 후배와 힘을 모아 창업했다.
작년 1월 투자자문사 등록 후 130억원을 모았고 현재까지 45%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임직원 5명의 평균 나이는 31세.
정 대표는 “대학 다닐 때 안정적인 직장과 거리가 멀다고 느꼈고 기존 관습을 깨고 올바른 투자를 하려면 취직하는 것보다 창업이 답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의 가치가 성장에 있다고 보고 10년 이상 장기적인 메가트렌드 안에서 헤게모니를 쥔 성장주에 장기 투자하는 원칙을 세웠다”며 “시장이 흔들리거나 단기적으로 저조한 성과에 대한 불안감은 투자자로서 마땅히 즐겨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실패를 우려하지 않는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증권가에 용대표가 속속 등장하는 것은 경직적인 조직문화보다는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분위기를 선호하는 젊은층이 활약하기에 상대적으로 좋은 환경 때문이다.
또 취업 문턱이 전반적으로 높아진 반면에 운용사나 자문사 창업 기회가 많이 생긴 것도 한몫한다.
용대표의 원조로 통하는 최준철(40) VIP투자자문 공동대표가10년 넘게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도 후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대학 시절 주식동아리에서 활동한 최 대표는 졸업 후 취업하지 않고 동아리 친구와 2003년 회사를 차렸다.
현재 운용자산은 1조8000억원, 누적수익률은 500%를 웃돈다.
작년에 노르웨이 정부 연기금(GPFG)이 2억5000만 달러(약 3000억원)를 맡겼다.
원 대표는 “기존 회사에선 개인 성과가 아무리 우수해도 보상이나 승진에서 한계가 있고, 투자 스타일이 다르면 원하는 투자도 할 수 없다는 제약이 있다”며 “일부 젊은 증권맨은 규제가 싫어 취업이나 창업도 하지 않고 삼삼오오 모여 개인투자자 군단으로 활약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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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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