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결혼 안하는 이유는?
37세 비혼남 어렵게 속내 털어놔 “이젠 현실에 얽매이고 싶지않아”
“3년 전 사귀던 여자가 있었죠. 유일하게 믿었던 사람인데 역시 결혼이란 현실에 벽에 부딪히니까 상황이 달라지더라고요. 지금은 아예 결혼할 생각이 없습니다.” 한 방송국에서 비디오 엔지니어링으로 일하는 이필상(가명ㆍ37) 씨가 어렵사리 털어놓은 속내다.
이 씨도 한 때 결혼과 함께 아이도 낳고 단란한 가정을 꿈꿨다. 하지만 하청업체를 통한 파견직으로 일하는 그가 연애에서 결혼 단계로 넘어서면서 맞닥뜨린 현실은 엄혹했다. 불안정한 직업, 집 한 채 없는 상황에서 추진했던 웨딩마치의 꿈 결국 이별로 돌아왔다.
이 씨 토로는 이어졌다. “결혼 얘기가 나오자 상황이 돌변하더라고요. 살 집은 기본이고 부모 용돈 지급 문제부터 아기는 누가 볼 것인지 모든 게 걸렸어요. 제가 어릴 때 부모를 일찍 여의고 대학도 제 힘으로 다녔는데 막상 결혼하려니 가정이나 집안 배경도 매우 중요하단 걸알게 됐죠.” 아기 봐 줄 부모가 없다는 사실이 결혼의 걸림돌이 될 지는 몰랐다는 이 씨. 결혼과 동시에 출산, 육아를 고민해야 하는 현실이 결혼을 접게 만든 것이다.
이별 후 그는 인천에서 서울로 이사했고, 집도 전세에서 월세로 옮겼다. 결혼 준비로 모아뒀던 돈은 결혼과는 아주 무관한 모토사이클을 사고 캠핑을 하는 등 하고싶었던 취미 생활에 쓰기로 했다. 나이가 들수록 제약은 더 많아질 텐데 결혼이란 현실에 얽매이기보다 본인이 원하는 것을 하면서 살기로 마음 먹었다는 이 씨의 맺음말은 단호해 보이기까지 했다.
“이제는 사람만 좋다고 결혼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상황도 달라지지 않을 건데 굳이 결혼 때문에 고민하며 살고 싶지 않아요. 동호회 활동도 하고 사람도 만나면서 이대로 사는 것도 좋습니다.”
원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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