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년 연속 영업익으로 이자 못 갚은 한계대기업 17곳 - 매출 120조 이상 냈지만 2조 이상 적자 - 17사 모두 재벌가 오너 직ㆍ간접 소유, 일부는 ‘적자배당’도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ㆍ윤현종 기자] 증시에서 대기업으로 분류된 제조업 상장사 224개 가운데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대출 이자도 못 갚은 회사는 17곳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1년 간 번 돈(영업이익)보다 다음 해 내야 할 대출이자가 더 많은 상태 즉, ‘영업이익÷이자비용’으로 계산하는 이자보상배율이 2013년부터 3년 간 1미만이었다. 한국은행 등이 ‘한계기업’으로 규정한 회사다. ‘좀비기업’이라고도 부른다.

이들 17개사는 작년 한 해 매출 37조원. 3년 간 물건 124조1600억원어치를 팔았다. 그러나 영업적자만 2조3516억원을 냈다. 사실상 ‘헛장사’를 한 셈이다.

대부분 오너의 직ㆍ간접적인 지배를 받고 있는 재벌 계열기업이란 공통점도 지녔다.

▶KCC건설ㆍ두산엔진 등 5개기업, ‘악화일로’=헤럴드경제 슈퍼리치팀이 집계한 17개 한계 대기업은 최근 3년 간 매출 124조 1631억원ㆍ영업적자 2조 3517억원을 냈다. 매출은 2013년 44조9000억원을 찍은 뒤 내리막을 걸었다. 영업적자는 2013년 1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 적자폭을 1조원 이상 줄이며 선방했으나 지난해 손실 6677억원을 내며 다시 고꾸라졌다. 같은 기간 이들 회사의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1.78이었다. 다른 데서 빚을 내 기존 대출이자를 갚아야 할 상황이 지속된 셈이다.

상태가 가장 심각해진 곳은 KCC건설이다. 정상영 KCC명예회장 장남 정몽진(56) 회장이 ㈜KCC를 통해 간접 소유한 회사다. KCC건설은 2013년 이자보상배율 -5.04를 기록한 뒤 2014년 0.06으로 다소 개선됐지만 작년 -14.94로 곤두박질 쳤다. 평균 -6.64다. 작년 영업적자는 935억원으로 2013년 이래 최대규모였다. 매출도 줄었다.

박정원(54) 두산 회장이 ㈜두산 지분을 통해 간접지배 중인 두산엔진도 크게 불안정해졌다. 3년 전에도 영업익 규모가 매출 0.1%수준에 불과했던 이 회사는 작년 637억원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냈다. 이자보상배율은 2013년 0.1 → 2014년 -4.53 → 2015년 -5.37로 크게 내려갔다.

LS네트웍스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 최대주주 ㈜E1(지분 82%)은 구자열(63) LS회장 일가 소유다. 이 회사는 700억원 육박하는 영업손실을 보며 이자보상배율 또한 3년 전 -0.27에서 -4로 대폭 악화했다. 이수영(74) 회장의 OCI㈜와 조남호(65) 회장이 간접지배 중인 한진중공업도 ‘적자장사’를 면치 못하며 기업 안정성을 끌어내렸다.

▶한진중공업ㆍ대성ㆍGS방계…3년 연속 ‘동반적자’=특히 한진중공업은 2013년부터 한 번도 ‘남는 장사’를 못해봤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마이너스다. 쉽게 말해 기업활동으로 돈을 못 남긴 것(영업적자)에 그치지 않았단 뜻이다. 투자활동 등 돈을 굴려 벌어들이는 영업 외 수지에서도 손해(당기순적자)를 봤단 의미다.

한진중공업은 3년 간 영업적자가 2939억원, 당기순적자는 7509억원이다. 이자보상배율은 -0.44에서 -0.54로 더 내려갔다. 그룹 지주사인 한진중공업홀딩스는 이자상환능력이 다소 개선됐지만 동반적자를 면치 못한 건 마찬가지다.

김영대(74) 회장이 지분 46.81%를 쥔 대성합동지주와 그룹 핵심계열사 대성산업도 3년 째 영업적자와 당기순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이자보상배율 또한 1을 넘기는 게 쉽지 않다.

허창수 GS그룹 회장 사촌 허경수(59) 코스모그룹 회장이 이끄는 코스모화학도 매출하락이 이어지며 영업적자와 당기순전자 폭이 커지고 있다. 이자보상배율은 -0.95에서 -2.13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허 회장은 이 회사에서 16억8100만원의 보수를 지급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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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사 중 13사, 오너 ‘간접지배’=한계 대기업 17개의 또 다른 공통점은 재벌 총수일가와 어떤 형태로든 관계를 맺고 있었단 점이다. 2∼3개 고리로 이어지는 간접지배구조를 지닌 곳도 있다. 대표적인 게 롯데그룹 계열인 현대정보기술이다.

3년 평균 이자보상배율 -2.39를 찍은 이 회사 최대주주는 롯데정보통신(지분 59.68%)이다. 최대주주 고리는 롯데리아→롯데쇼핑으로 연결된다. 롯데쇼핑 최대주주는 신동빈 (61)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62)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이다. 둘의 지분은 각 13.46%ㆍ13.45%다. 결국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 두 아들이 3개 지배고리를 통해 현대정보기술을 소유하고 있는 셈이다.

그 외 12개 또한 비슷한 지배구조를 띤 오너 기업이다. 한진중공업홀딩스ㆍ코오롱 등 나머지 4개는 총수가 직접 쥔 지주회사다.

▶일부는 적자배당=몇몇 한계기업들은 녹록찮은 회사 상황에도 오너 등 주주들에게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이자보상배율 0.81(3년 평균)을 찍고 있는 코오롱은 3년 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주주배당을 했다. 같은 기간 지분 44∼47%대를 쥐고 있는 이웅열(60) 회장은 81억7000여만원을 수령했다.

이 회사는 2013년과 2015년 각각 849억ㆍ758억원의 당기순적자를 기록했다. 2014년엔 순이익 65%를 배당으로 소진했다.

한진중공업홀딩스의 경우 2013ㆍ2014년에 현금배당을 했다. 2013년엔 적자배당(연결기준)을 실시해 조남호 회장이 34억여원을 받아갔다. 조 회장은 2014년도 배당금은 받지 않았지만, 지분 2.76%를 쥔 친인척 4명은 1억6000여만원을 받아갔다. 이 때도 적자배당이었다. OCI도 2014년 적자배당으로 이수영 회장에게 5억2000여만원을 줬다.

적자배당은 아니지만, 2월 롯데그룹 편입이 완료된 롯데정밀화학(구 삼성정밀화학)도 삼성그룹에 있던 기간 꾸준히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이 회사는 최대주주였던 삼성SDI에게 3년 간 39억여원을 나눠줬다. 2013년엔 순이익의 228%를 배당으로 주기도 했다.

2013∼2015년 간 이 회사는 영업적자 421억원, 평균 이자보상배율은 -7.43이었다.


윤현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