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원인 규명 데이터 조차없이 경유차 수요 축소등 주먹구구식 경인버스 서울 진입제한 등 재탕 앞뒤 다른 정책에 국민만 답답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이 오락가락 갈팔질팡 점입가경이다. 미세먼지 발생 원인에 대한 정확한 실태도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설익은 대책만 어설프게 남발하고 있다. 진단 없이 처방전부터 꺼내 든 꼴이다.

정부는 3일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미세먼지 특별대책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미세먼지 저감방안을 확정했다. 대책에는 그간 논란이 됐던 경유값 인상이나 환경개선부담금 부과, 직화구이 규제는 서민과 영세 자영업자의 부담 증가 등을 이유로 빠졌다. 대신 환경개선부담금 면제 폐지 노후 경유차 수도권 진입 제한 등 경유차 수요를 줄이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경유값 인상을 놓고 환경부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들이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혼선을 빚었는데 다 쓸데없는 소모전이었던 셈이다. 이런 소동은 모두 미세먼지 발생원인이 무엇인지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없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황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그간 제안된 방안들은 경제,산업 전반은 물론 국민 생활에 미칠 영향이 매우 커 광범위하고 면밀한 검토를 거친 끝에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며 ”모든 역량을 집중해 성공적으로,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의 평균 미세먼지(PM10) 농도는 2012년엔 45㎍/㎥에서 지난해 48㎍/㎥으로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하지만 환경부는 미세먼지 발생원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조차 없다.

환경부의 가장 최신자료는 국립환경과학원에서 나온 ‘2012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이다. 일부 2013년 통계가 있으나 종합통계는 올 하반기에나 나온다. 이런 이유로 환경부는 자동차 배기가스, 노후 화력발전소, 산업시설 등에서 미세먼지 발생량이 늘었다는 ‘추측’만 내놓고 있다.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 중국 유입분에 대한 근거 역시 없다.

환경부는 폭스바겐 배출가스장치 조작사태 이후 국내에 판매중인 경유차를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실배출가스량이 인증량보다 많다는 것을 확인, 경유차를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하지만 경유차의 미세먼지 발생량이 얼마나 늘어난 것인지, 휘발유차와 비교할 때도 얼마나 미세먼지를 많이 일으키는지를 알려주는 데이터는 전혀 없다.

경유값 인상이 미세먼지 문제의 가장 확실한 해결책이라면 제대로 된 근거를 제시하고 설득했어야 했지만 발생원인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 안돼 있고 추측만 하다보니 오락가락해 결국 혼선만 초래하고 설득력을 갖지 못했다.

고등어ㆍ삼겹살 직화구이 규제 주장도 근거가 없기는 마찬가지. 2013년 초미세먼지(PM2.5) 발생량을 분석하면 고기구이집과 찜질방 등 숯을 사용(생물성 연소)해 발성하는 미세먼지 비중은 11.89%다. 규제로 감축할 수 있는 미세먼지량과 국민 불편을 고려하면 대책의 효과는 반감될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이번 대책은 그동안 나왔던 것을 상당부분 재탕하고 급조한 것이다. 대책으로 거론되는 경유차 감축을 위해 마련한 경유차운행제한지역(LEZ) 확대,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차량부제 시행 등도 아직 실무 협의 단계일뿐 언제, 어떻게 시행될 지는 구체적인 윤곽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더구나 노후경유차 수도권진입 제한 등 LEZ 확대나 미세먼지 발생 시 차량 2부제 등을 시행하려면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례 개정은 환경부 장관과 시도지사 합의 과정을 거쳐야 해 실제 시행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방식이나 시일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대책부터 내놨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세걸 서울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경유차 이용을 억제하는 수준에다, 일부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을 멈추는 대신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를 증설하는 앞뒤가 안맞는 정책으로는 가시적인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우ㆍ배문숙ㆍ원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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