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조선과 해운업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충당금 공포’가 현실화되면서 은행들의 2분기 실적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주채무계열 및 대기업에 대한 신용위험평가 결과 이들의 여신이 고정이하로 분류되면 추가 충당금 부담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조선ㆍ해운 익스포저가 대부분 몰려있는 국책은행과 특수은행의 2분기 실적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에 대한 은행권 여신은 50조원이 넘는다.
대부분 건전성 기준이 ‘정상’으로 분류된 여신들이다. 이로 인해 부실 여부에 따라 대출 채권의 등급을 낮출 경우 은행들은 막대한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이에 따라 1분기에만 3000억원 넘게 충당금을 쌓았던 농협은행을 비롯한 특수ㆍ시중은행들이 충당금 셈법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이유다.
2조 안팎의 여신이 있는 해운사 구조조정과는 달리 조선업 구조조정 후폭풍이 은행권 전체로 번질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위험 노출액(익스포저)은 약 23조원에 달한다.수출입은행이 12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고, 산업은행이 6조3000억원, 농협은행이 1조4000억원 등 특수은행이 20조원을 넘는다. 하나은행(8250억원), 국민은행(6300억원), 우리은행(4900억원), 신한은행(2800억원) 등 주요 시중은행의 대출규모도 2조2천억원을 웃돈다.
문제는 채권은행들이 대우조선의 여신을 대부분 ‘정상’으로 분류해 놓고 있다는 점이다. 자산 건전성 등급을 낮출 경우 거액의 충당금을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을 ‘정상’에서 ‘요주의’로만 분류해도 은행권은 1조6000억원에서 4조3000억원의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 특히 여신의 대부분이 몰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많게는 3조원이 넘는 금액을 충당금으로 적립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만큼 실적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은행들은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에 대한 여신도 같은 이유로 ‘정상’으로 분류해 놓고 있다. 현대중공업에 대한 은행권의 대출규모는 17조4000억원, 삼성중공업은 14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들 기업이 법정관리 등으로 치달아 대출 채권이 부실화하면 최악의 경우 30조원이 넘는 부실이 생길 수 있다.
시중은행들은 올해 2분기에도 조선ㆍ해운업과 관련해 거액의 충당금을 쌓을 것으로 보인다.우리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을 ‘요주의’로 분류해 조선사에만 1000억원을 쌓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사를 포함한 충당금 규모는 약 1500억원 정도 규모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분기에만 해운ㆍ조선사 등에 3328억원의 충당금을 쌓은 농협은행은 2분기에도 거액의 충당금을 쌓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STX조선이 만약 법정관리를 간다면 약 7000억원 상당의 추가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데다가 대우조선해양 여신을 ‘요주의’로 낮추면 최하 1000억원 상당을 추가로 적립해야 한다.국민은행, KEB하나은행, 신한은행도 관련 충당금을 규정에 따라 충당할 예정인만큼 2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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