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정부가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자산총액 10조원으로 올리는 것에 대해 중소기업계가 유감의 뜻을 표했다.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소기업중앙회는 9일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자산총액 10조원으로 일괄 상향조정하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기준은 현행 5조원으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정부가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 억제와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등 불공정행위를 규제하기 위해 대기업 지정기준 제도를 도입했지만 합리적인 이유 없이 기준을 상향조정하면서 본래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
중소기업계는 최근 대기업집단 수가 일정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조치가 합리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은 2012년 이후 61∼65곳으로 유지되고 있다.
중소업계는 “이번 기준 상향으로 65개 대기업집단 중 절반이 넘는 37개 집단, 618개 계열사가 상호출자 등의 규제에서 벗어나면서 경제력 집중이 심화되고, 중소기업ㆍ소상공인의 골목상권 침해가 우려된다”고 비판했다.
업계는 또 카카오, 하림 등 시장지배적 사업자가 택시ㆍ대리운전, 계란유통업 등 전통적인 골목상권 사업에 진출하면서 중소 상인과의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중소업계는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확장이 아닌 투자확대, 신사업진출, 해외진출 등 경제 활성화를 위한 예외적 규제 완화는 인정한다”면서도 “이는 산업ㆍ업종ㆍ자산규모별 면밀한 분석과 사회적 합의가 바탕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업계의 이 같은 주장에 정부는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되는 618개 기업 중 중소기업은 61개에 불과해 기존 중소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해명했다.
정부는 또 “기업들이 대기업집단에서 제외되더라도 준대규모점포(SSM) 제한 등 중소기업 보호를 위한 규제는 그대로 적용된다”며 “골목상권이 입는 피해는 적을 것”으로 봤다.
현재 대규모점포를 경영하는 회사나 대기업집단의 계열회사 중 하나에 속하면서 슈퍼마켓 등 음ㆍ식료품 위주 종합소매업을 영위하는 SSM의 경우 전통시장 주변 1㎞ 이내 출점 제한, 영업시간 제한, 의무 휴업 등 규제를 하고 있다.
정부는 “카카오, 하림의 택시, 대리운전, 계란도매업 등 사업확장은 대기업집단도 가능한 것이고 대기업집단 지정제도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 경제 민주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며 앞으로도 대기업과 중견ㆍ중소기업이 조화롭게 성장ㆍ발전할 수 있는 기업환경 조성 노력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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