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선 의원) 24명이 (상임위원장을) 다 소화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연구해보자”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열린 새누리당 워크숍에서 한 말이다. 정 원내대표는 적극적으로 상임위원장 희망자들을 불러 모아 중재했다. 임기 2년을 1년으로 쪼개서라도 당이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것이다. 결국 13일 의원총회를 앞두고 새누리당 몫의 상임위 8곳 중 2곳을 제외하고 교통정리를 끝냈다.

이 과정에서 상임위원장 전반기 임기를 나눌 뿐만 아니라 후반기 위원장까지 내정한 상임위도 2곳이다. 최대한 고르게 위원장을 가져가기 위해 지금까지 일해보지 않은 상임위원장으로 조정된 의원들도 있다. ‘집안 싸움’이란 비판을 피하는 대신 기준 없는 ‘나눠 먹기’란 비판을 자처한 셈이다.

당초 안전행정위원장에 지원했던 대다수 의원들은 원내 지도부의 권유로 상임위를 변경해 위원장 감투를 쓰게 됐다. 강석호 의원은 정보위원장으로 지망을 바꿔 이철우 의원과 전반기 상임위원장을 1년씩 맡는다. 김학용 의원도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 국방위원회로 눈을 돌려 김영우 의원에 이어 전반기 1년씩 국방위원장을 맡는다. 이 때문에 당초 해당 위원장에 단독 신청했던 이철우ㆍ김영우 의원은 임기를 양보해야 했다.

후반기 위원장까지 모두 내정한 위원회도 2곳이나 된다. 3명 후보가 각축을 벌인 법제사법위원회는 권성동, 여상규 의원이 전반기 임기를 나눠 맡고, 홍일표 의원이 후반기 2년 임기를 맡기로 합의했다. 홍 의원은 “전ㆍ후반기 우선 순위를 가지고 소모적인 경선을 치르는 게 적절하지 않다”며 전반기 법사위원장을 양보한다고 밝혔다. 또 의원총회 당일까지 경선을 치를 것으로 전방됐던 정무위원장직은 이진복, 김용태 의원이 전반기 1년씩, 김성태 의원이 후반기를 이끌기로 막판 타결했다.

“표 대결까지 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보다 서로 이해하고 양보하는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한 정 원내대표의 뜻은 실현됐다. 그러나 국회 본연의 역할과 전문성은 뒷전이 됐다. 본말전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