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미국 입장에서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은 미국이 지금까지 체결한 뒤 발효된 13건의 FTA 가운데 두 번째로 수출 증가효과가 컸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반면, 우리나라의 대(對) 미국 수출은 지난해부터 감소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가 29일(이하 현지시간) 발표한 ‘무역협정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보면 한미FTA는 미국의 수출에 48억 달러(약 5조 6000억 원)의 수출 증가 효과를 낸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42억 달러의 수출 증가 효과를 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 이어 집계 대상이 된 13개 FTA 가운데 두 번째로 많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의 주장과 달리 한미 FTA가 미국에도 긍정적 효과를 주고 있다는 반박인 셈이다.

트럼프 최근 한미 FTA와 관련, “2012년 클린턴 후보가 국무장관 시절 한미 FTA를 밀어붙였다”며 “그 여파로 대(對)한국 무역적자가 두 배로 늘었고 미국 내 일자리도 10만 개나 사라졌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미국 경제의 후생에 영향을 준 규모로 볼 때 한미FTA는 18억 달러의 증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14억 달러의 후생 증가 효과를 낸 것으로 나타난 NAFTA를 앞지르며, 집계 대상 13개 FTA 가운데 가장 많았다. FTA를 통한 미국의 수입 증가 효과 면에서도 한미FTA는 51억 달러의 증가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197억 달러인 NAFTA에 이은 2위였다

지난해 미국 입장에서 FTA를 통해 국가별 상품수지가 얼마나 개선됐는지에 대한 항목에서도 한미FTA는 158억 달러의 개선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 또한 177억 달러인 캐나다와의 상품수지 향상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액수였다.

다만, FTA 발효 전인 1999년부터 2012년 사이에 연평균 13%였던 미국의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 증가율은 발효 이후인 2012년부터 2014년 사이에 4%로 낮아졌다.

또 USITC의 이번 보고서에는 한미FTA의 영향으로 미국산 블루베리의 한국 수출이 2012년부터 2015년 사이에 600% 증가했다는 점이 FTA로 인한 품목별 수출입 변동 사례들 중 하나로 포함됐다. 2012년 40.5%였던 한국의 미국산 블루베리에 대한 관세는 2015년 27%로 낮아졌고, 올해에는 22.5%로 더 내려갔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 미국 수출은 지난해부터 FTA체결의 효과를 보지 못하고 감소세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대(對) 미국 수출은 ▷2009년 377억달러(전년대비 -18.8%) ▷2010년 498억달러(32.3%) ▷2011년 562억달러(12.8%) ▷2012년 585억달러(6.0%) ▷2012년 586억달러(4.1%) ▷2013년 620억달러 ▷2014년 702억달러(13.3%) ▷2015년 698억달러(-0.6%) ▷2016년(1~5월) 293억달러(-3.2%) 등으로 지난해부터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우태희 산업부 2차관은 29일 “미국의 자동차 수출은 2011년에 4억 2000만 달러 수준에서 지난해 12억 6000만 달러로 3배 가량 늘었다”며 “의약 쪽도 같은 기간 6억 3000만 달러에서 9억3000만 달러로 1.5배, 쇠고기도 6억 9000 달러에서 8억 1000 달러로 수출이 증가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산업부는 “미국이 체결한 FTA의 경제적인 영향을 계량적으로 분석한 결과, 교역확대와 일자리 증가 등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것”이라며 “보고서는 미국 경제에 교역수지, 소비자후생, 투자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주요 협정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규범이 도입됐다고 분석하고 있다”고 평했다.

또 “보고서에 대한 추가분석을 통해 한미 FTA가 균형적으로 평가되고 양국 간 호혜적인 통상관계가 지속될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ITC는 한·미 FTA뿐만 아니라 미국이 체결하고 있는 20개국과의 FTA를 동시에 평가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미국이 체결한 FTA가 미국 내 생산, 분배 및 중소기업 무역, 일자리 등에 미친 영향과 관련된 내용이 모두 담겼다. 이번 ITC 보고서는 브렉시트 등 신(新)고립주의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미국 내에서도 자유무역에 대한 회의가 커지고 있음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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