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경제 전문가들은 근로자의 소득 수준이 올라야 소비가 활성화된다는 점에서 올해도 최저임금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올해 2%대의 낮은 경제 성장률 등 경기 사정을 감안할 때 최저임금의 인상률 수준은 10% 미만의 한 자릿수가 적당하다는 의견이 많다. 국내 최저임금 인상률 추이를 감안할 때 올해부터 2020년까지 최저임금 인상률은 8~9% 정도가 적정 수준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2010년 최저임금 4110원으로 전년(4000원)에 비해 2.75% 낮은 인상률을 보인 뒤 2013년(6.1%)까지 조금씩 인상률이 높아졌다. 이어 2014년 7.2%, 지난해 7.1%, 올해(6030원) 8.1%로 7~8% 대 인상률을 기록했다. 이런 추이로 볼 때 단계적으로 8~9% 가량 오르는 게 적절하다는 것이다.
반면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려야 한다는 노동계와 야당의 주장은 국내 현실을 반영하지 않은 것이란 비판이 많다. 이 같은 수준에 도달하려면 3~4년 동안 지속적으로 인상률이 연간 10%가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려면 연 13.4% 가량 인상돼야 한다. 지금같이 내수 등 경기 회복세가 더딘 상황에서 급작스럽게 10% 이상의 인상률이 적용되면 기업을 포함한 실물 경제에 악영향을 주게 되고 이는 곧 사업주와 근로자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노동연구원의 한 연구위원은 “최저임금 인상에는 공감하지만 갑자기 연 10% 이상 인상률로 최저임금을 올리겠다는 것은 시장의 기대심리만 높일 뿐”이라며 “현실적으로 볼 때 1~2%포인트 올린 8~9% 인상률이 적정한 수준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최저임금 인상 시기나 인상액에 대한 논의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저임금은 근로자들의 최소한 생계 유지비와 유사 근로자들의 임금 수준, 노동생산성 및 소득분배율과 물가, 기업 경영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다. 때문에 최저임금액을 미리 못 박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지고, 근로자들의 기대심리만 높여 노사 간 합의를 더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현재 최저임금위원회가 전원회의를 열어 논의 중이고, 심의를 거쳐 노사가 최종 결정할예정이어서 적정금액이나 인상폭을 미리 언급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최저임금은 전체 사업장의 임금 수준을 견인하는 가이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고, 합리적인 심의를 거쳐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최저임금을 올려 중위 소득의 근로자의 생활수준을 높여야 내수가 활성화된다는 점에서 최저임금 인상은 불가피하다”면서도 “그때 경제상황을 감안해 최저임금 인상 수준을 결정해야 하는데 미리 시기와 목표액을 정해 놓는 것은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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