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 국채 매입 주목
금융시장선 수혈 기정사실화
스페인·벨기에 도미노 위기
유로존 빚잔치 전망도
포르투갈의 재정위기가 증폭되면서 10일 유럽중앙은행(ECB)이 금융시장에서 포르투갈 국채 매입을 단행하는 긴급 지원에 나섰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유럽연합 당국이 이날 포르투갈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 가능성을 공식 부인했음에도 불구하고 ECB가 비공식적으로 긴급 조치에 나선 것으로 금융시장에서 확인되면서 포르투갈의 구제금융 수혈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확산되고 있다.
이에따라 포르투갈에 약 750억유로가 물린 스페인과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는 벨기에도 도미노 위기가 불어닥치면 EU가 결국 유로존 빚잔치를 단행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포르투갈 이미 구제금융으로 기울어=파이낸셜타임스와 로이터통신 등은 오는 12일 12억500만 유로의 국채를 신규 발행할 예정인 포르투갈의 국채 금리가 며칠새 폭등하면서 불안감이 확산되자 10일 ECB가 국채 재판매 시장에서 은밀히 포르투갈 국채를 사들였다고 전했다. 덕분에 7.18%였던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7.01%까지 떨어졌다.
포르투갈 정부는 앞서 10년물 국채 금리가 7%를 넘기면 견디기 힘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포르투갈 정부는 당초 오는 12일에 올 들어 처음 실시하는 국채 경매를 성공적으로 마치면 금융시장의 불안이 진정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금융시장의 전망은 이미 구제금융 쪽으로 기울고 있다.
베어링 애셋 매니지먼트의 채권총책임자인 앨런 와일드는 FT에 “이번주 포르투갈 국채 경매로 금융위기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면서 “포르투갈은 구제금융을 피하기 힘들다”고 진단했다.
특히 포르투갈이 오는 2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어 집권 여당이 여론을 의식해 호세 소크라테스 총리의 긴축 정책을 비난하고 있는 데다가 야당은 총리 사임을 촉구하는 등 정치적 혼란도 국제 금융시장의 투자 신인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이미 금융시장에서는 포르투갈에 대한 EU 당국의 최대 1000억 유로 규모 구제금융 지원이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판 브래디 채권 발행?=한편 유럽 금융위기 대응책의 핵심 정책결정자로 꼽히는 조제프 액커만 도이체 방크 CEO는 이날 “이번 위기를 유로존 블록의 경제 통합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해 유로존 구조개혁 단행에 대한 추측을 낳고 있다.
금융 시장에서는 그리스 아일랜드의 구제금융 수혈 후에도 유로존 위기 상황이 진정되지 않고 있어 결국은 EU당국이 근본적인 개혁 즉, 부실 국가의 채무 재조정과 함께 유로화 퇴출 규정 신설 방안까지 포함한 유로화 단일 통화 개혁 논의를 시작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는 익명의 국가채무 전략 전문가의 전망을 인용, EU가 부실 유로존 국가들의 채무를 지난 1980년말 미국이 남미 국가들의 채무를 재조정해줬던 것처럼 브래디 방식을 따를 것으로 전망했다.
니콜라스 브래디 당시 미 재무장관이 내놓은 이 방안은 남미 국가들의 부채를 채권자들과 협의해 일부 탕감하고 일부는 장기채로 전환해서 채무 조정을 해주고, 미 정부가 지급을 보증하는 이른바 ‘브래디 채권’을 발행해 채무를 이행하게 한 조치이다.
고지희 기자/jgo@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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