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힘들고도 힘드네요.”(전경련 관계자)
전국경제인연합회의 13일 새해 첫 회장단 회의에서 후임 회장 추대가 불발됨에 따라 전경련의 ‘새 수장 모시기’에 난항이 예상된다. 예상은 했지만 이건희 삼성 회장 카드가 무산되면서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이 회장단 회의에서도 입증됐다.
전경련은 “여러 명을 염두에 두고 진행 중”이라고 했지만, 4대그룹 총수는 물론 하마평에 오른 주요 그룹 총수들 모두 손사래를 치고 있어 2월말로 예정된 조석래 회장 후임 인선은 어려울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상당기간 회장직은 공석인 상태로 흘러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면서 전경련 위상은 점점 추락하고 있다.
재계 일각에선 총수들이 다 고사하고 있는 만큼, 비중있는 외부인을 과감히 영입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도 나와 주목된다.
정병철 전경련 상근부회장은 회장단 회의후 브리핑을 갖고 ‘차기 회장 얘기가 나왔는가’라는 질문에 “총회는 2월인데, 2월까지는 결정할테니까 기다려 달라”며 “한창 프로세스(절차)가 진행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 프로세스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뜻하는지에 대한 답변은 제대로 내놓지 못했다.
정 부회장은 새 회장 추대 절차는 추대위원회를 구성해 후보군을 선정, 접촉하겠다고 했지만 아직 추대위에 누가 들어갈 것인지도 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건희 카드’ 불발 이후 전경련 후임 회장 인선에 대해 모든 것이 원점으로 돌아갔음을 의미한다. 정 부회장은 이건희 카드 불발 이후의 과정에 대해 “현재까지 의사를 타진한 사람은 이 회장이 유일하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나 최태원 SK 회장 등과 아직 접촉하지 않았다”고 했다.
전경련은 당분간 그룹 순서를 바탕으로 회장직을 요청하는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 회장이나 최 회장 모두 전경련 회장직을 맡을 의사가 없어 이는 어디까지나 요식행위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
전경련 관계자는 “솔직히 이 회장이 안맡겠다고 한 이상, 4대그룹 총수가 맡을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며 “그래도 그룹 순서대로 절차는 밟아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
유력한 시나리오는 유력한 후보였던 이건희 회장의 물밑 추천 하에, 현 부회장단 가운데 연장자 순으로 뽑는 안이다. 실제 전경련 후임 인선에 난항이 있을 때 마다 가장 먼저 활용된 것이 연장자 순이다. 이럴 경우 이준용(73) 대림산업 회장, 박영주(70) 이건산업 회장, 박용현(68) 두산그룹 회장이 우선 순위로 꼽힌다.
하지만 재계가 자체적으로 회장 인선 조차 못한다는 세간의 비판이 부담이다. 따라서 2월 총회까지 추대 작업이 원활치 못하면 전경련이 과감한 외부 영입도 고려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같은 시나리오는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된다는 것을 가정했을 때 가능한 일이다. 과거의 사례를 보더라도 전경련 회장직 선출이 스피드하게 진행된 적은 거의 없다.
이에 ‘이건희 모시기’에 실패한 이후 전경련의 후임 추대작전은 한동안 진통을 겪으면서 2월 이후에도 한동안 수장이 공석인 상태로 흘러갈 가능성도 농후해 보인다.
<김영상 기자 @yscafezz>
ys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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