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가 판자촌이 밀집한 서울 개포동 ‘구룡마을’에서 장기간 거주한 주민에 대해 구청이 전입신고를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는 항소심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8부(부장판사 심상철)는 구룡마을 주민 홍모(70)씨가 강남구청을 상대로 낸 전입신고수리거부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14일 밝혔다.
재판부는 “구청이 ’사유지에 대한 지적측량이 필요해 정확한 주소지 등재가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홍씨의 전입신고를 거부한 것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전입신고자가 거주 목적 이외 다른 이해관계에 관한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여부, 무허가건축물의 관리 등과 같은 사유는 주민등록법이 아닌 다른 법률에 의해 규율해야하고, 주민등록전입신고 수리 여부를 심사하는 단계에서는 고려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현재 1300여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구룡마을은 서울 강남 지역에 남은 마지막 재개발 지역으로, 위장전입 시비가 끊이지 않은 곳. 홍씨는 2002년부터 구룡마을에 거주했으나 전입신고를 번번이 거절당했다. 그는 2009년 10월 국민권익위원회에 ‘주민등록 등재에 관한 호소문’도 보냈으나, 강남구청이 지적측량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자 행정소송을 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홍씨가 2002년부터 구룡마을에서 실제로 거주한 점이 인정되며, 주민등록법의 목적이 인구 동태 파악에 있는 만큼 전입신고를 거부한 처분은 법 취지에 어긋난다”고 원고승소로 판결했다. 이에 강남구청은 “구룡마을은 거주자 소유가 아니고 건축법상 거주지의 기본 요건을 갖추지 못한데다가 홍씨의 전입신고를 수리하면 투기행위를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며 항소했다.
<권도경 기자@kongaaa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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