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차 작가 감정 후, “13점 모두 내가 그린 진품” - 警, “작가 의견 중요하지만 위작임을 전제로 추가 수사해나갈 계획”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위작’ 논란의 이우환 화백이 “경찰이 압수 한 작품 13점 모두 내가 그린 진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지금까지의 위작임을 전제로 수사를 진행해온 경찰의 의견과 상반되는 것이어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이 화백은 29일 오후 4시께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피해자 겸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2차 감정 결과) 위작은 하나도 없다”라고 말했다.
이 화백은 4시간 가량 진행된 작가 감정을 마치고 나오면서 “호흡이나 리듬ㆍ채색기법이 다 내가 (쓰는) 것”이라며 “여기 두 번째로 출석해서 직접 감정을 할만큼 열심히 했다. 오히려 내가 피해자다”라고 말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의 ‘위작 논란의 작품들마다 쓰인 기법ㆍ재료가 다르기 때문에 위작’이라는 의견에 대해선 “물감이 그때그때 성분이 다른 걸 쓸 수도 있고 붓도 다른 것으로 쓸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화백은 “작가가 법보다 우선 그 작품을 보고 판단할 권리가 있다”며 “특정인ㆍ국가기관ㆍ수사기관이 작가를 제외하고 위작이라고 해서 논란이 커졌다”고 기존 경찰의 입장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작가 본인이 쓴 것으로 알려진 ‘작가확인서’에 대해서도 “내가 써준 것이 맞다”며 인정했다. 하지만 경찰은 해당 확인서가 첨부된 작품을 수사 결과 ‘위작’이라고 판단을 내린 바 있다.
한편 경찰 조사 결과 지난 27일 있었던 1차 감정에서도 이 화백은 “내가 본 그림들은 문제가 없다”며 “작가만의 호흡과 기법이 있는데 딱 보면 알 수 있다. 감정한 작품 모두 진품이다”라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경찰 측에서 위조범의 진술ㆍ시연 자료 등을 제시하자 이 화백은 “확인이 필요할 것 같다”며 보류 입장으로 선회해 재출석을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29일 재출석해 2차 감정을 마친 이 화백이 재차 13점 작품 모두 진품이라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한편 경찰은 “생존 작가의 의견이 위작 판단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것은 맞다”면서도 “지금까지 경찰의 수사 내용과 민간 감정기관의 의견 역시 위작판단에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위작임을 전제로 수사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한 작품 13점 중 4점을 위조했다는 위조범들의 자백이 있고 그 자백을 뒷받침 하는 보강증거가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13점 모두 위작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2차 작가 감정은 경찰이 압수수사 중인 이 화백의 작품 13점이 모두 ‘위작’이라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발표가 나온 가운데 진위검증을 위해 지난 27일 1차 출석한 이 화백이 재감정을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이 화백은 29일 2차 출석 차 경찰서에 들어서며 “재료 부분을 유심히 보기 위해 확대경을 가지고 왔다”면서도 “확대경으로 안 봐도 (위작 여부는)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본인이 확인한 작가확인서에 대해 “그런 거 하나도 없다”면서 “하나도 없으니까 다시 확인하고 얘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7일 경찰에 1차 출석했을 당시 강한 어조로 얘기하던 이 화백은 이날 경찰 출석 자리에서 상반된 태도를 보였다.
이틀 동안의 입장 변화를 묻는 질문에 “오늘 (들어가서) 보고 다 말씀드리겠다”면서 “(이틀 동안) 내가 (지난 27일에) 본 것 하고 그려온 것을 맞춰봤고 내 생각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점으로부터’ , ‘선으로부터’ 등 이 화백 작품의 위작들이 2012년쯤 인사동 일부 화랑에서 유통됐다는 첩보를 토대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이 화백의 작가 감정에 앞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과학감정과 민간 감정기관들의 안목 감정등을 거쳐 위작 논란에 휩싸인 작품 13점 모두 위작으로 판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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