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이었던 지난 5일 서울 한강의 플로팅 스테이지에는 색색깔의 풍선을 단 400대의 자전거들이 눈길을 끌었다. 새 것은 아니지만 정성들여 수리된 이 자전거들이 햇빛에 반사돼 반짝거리고 있었다. 이날 자전거를 선물받은 이들은 취약계층 어린이들. 사회적 기업인 ‘두바퀴 희망자전거’가 이날 어린이들을 위해 크게 한턱 쐈다.
두바퀴 희망자전거는 이날 열린 ‘행복 한바퀴, 희망 두바퀴’라는 행사에서 소외계층 어린이들에게 자전거 400대를 전달했다. 두바퀴 희망자전거는 지난해 2월 서울시가 지정한 서울형 사회적 기업이다. 노숙인들이 모여 거리나 공원 등에 방치된 자전거들을 수거해 수리한 후 판매하고 있다.
이날 행사장에서 가장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던 사람은 두바퀴 희망자전거의 김석두 팀장(50). 어린이들에게 자전거가 전달될 때마다 키에 맞게 자전거 안장의 높이를 맞춰주고, 브레이크와 바퀴의 상태를 점검하는 등 정신없이 바빴다.
지금은 자전거 다루는 솜씨가 누구보다 빠르고 능숙한 정 팀장이지만 사실 7년 전까지만 해도 자전거 수리에 대해 전혀 모르는 문외한이었다. 제주도에서 고아로 자라 한때 노숙자로 살 정도로 삶이 힘들었지만 이 일을 시작하고 나서 새 희망을 찾았다.
김 팀장은 “예전에는 나를 찾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절망에 가까운 외로움을 느꼈다”면서 “이 일을 시작하고 나선 누군가 나를 찾아줄 때 가장 큰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씨와 그의 동료들이 수리한 자전거 중 1대는 서울 신상계 초등학교 동은진(12) 양에게 돌아갔다. 잘 타진 못하지만 자전거가 늘 갖고 싶었다는 은진이는 자전거를 받은 후 간만에 웃음꽃을 피웠다. 동 양은 “지금은 자전거를 잘 타진 못하지만 오늘 받은 자전거로 열심히 연습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바퀴 희망자전거의 대표 여재훈 신부는 “지금은 토끼가 자는 동안 혼자 결승선을 통과하는 거북이가 아니라, 토끼를 깨워 함께 결승선까지 가는 거북이가 필요한 시대”라며 “함께 의지하고 함께 소통하는 거북이들을 응원한다”고 말했다.
<이다영 기자@dyclaire>
dyc@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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