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의 오랜 전통을 이어온 백자(白磁)는 조선도자 문화의 우수성을 입증시키는 전통자기 중 하나로 손꼽힌다. 도예가이자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경일대학교 디자인학부 이점찬 교수는 “하나의 문화가 오랜 전통을 유지하고 계승되어지는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드문 일”이라며 백자의 우수한 전통성을 대변하듯 오로지 백자만을 고집하며 외길을 걸어온 장본인이다. 백자는 누드와도 같아 자그마한 실수도 허용하지 않고 그만큼 작업과정이 까다로우며, 하얀 여백을 중시하는 특유의 미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많은 상상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그가 백자에 심취해 있는 이유 중 하나다.
흔히 백(白)이라고 하면 흰색만 떠올리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실제로 백자 작업은 여러가지 흰색 표현이 가능한 작업이다. 그 중 이 교수는 하얀 눈에 얽힌 유년시절과 군대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눈처럼 흰 설백자(雪白磁)작업에 치중을 두는 도예가 중 한명이기도 하다. 이처럼 ‘자연의 미’를 중시하는 그는 실제로 조개껍질, 나뭇가지, 솔방울 등 자연의 도구를 이용해 작품을 완성시켜, 도시생활에 익숙한 현대인으로 하여금 백자를 통해 자연성을 느낄 수 있도록 열의를 다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학생들에게도 자연에서 소재를 얻을 수 있도록 직접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교육에 중점을 둔다.
한편 이 교수는 “개인이 작품활동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의 고유한 전통문화 복원 또한 예술인들이 해내야할 사회적 책무”라며 청송백자의 마지막 사기대장 고만경 옹을 돕기 위한 후원회의 회장직을 도맡아 꾸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또한 그는 도예문화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지역여건이 미비하고 공예 관련 교육실정이 침체되어 있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느끼며 대구시 미술장식품 심의위원, 경북도자기협회 자문위원, 봉산도자기축제 개최 등 지역 도예문화 활성화를 위해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덧붙여 프랑스파리전 전시, 네덜란드 레이던대학 초청 국제교류전 운영위원장 등 도자기의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 전통 도자문화의 계승발전을 위해 힘쓰고 있다. 이 교수는 500년 전통을 이어온 백자를 지금의 시대에 맞는 미적 감각으로 표현할 ‘전통문화의 현대적 재해석 실현’이 본인은 물론 도예에 몸담고 있는 예술인들이 풀어나가야 할 당면과제임을 당부했다. 그는 “지금 하고 있는 작업에 더욱 밀도를 높여 전통도자 문화의 발전을 위해 힘쓸 것” 이라며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강한 포부를 내비쳤다.
simdy121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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