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7일 “미국 경제 회복이 실망스러운 정도로 느리지만 하반기부터는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경기부양적인 통화 정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시장에서 기대했던 3차 양적완화(QE3)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최근 실업률이 9.1%로 상승하고 주택가격이 하락하는등 주택시장과 고용시장이 더블딥에 빠지면서 미국 경제 전체의 더블딥 우려가 커진 가운데 관심을 모은 버냉키의 이날 발언은 앞서의 경기 진단과 큰 차이가 없었다.
다만 버냉키 의장이 연준이 경기부양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하면서 이달말에 6000억달러의 QE2가 종료돼도 당분간 연준이 국채 만기도래물 재구매를 중단하는 이른바 출구전략의 첫단계는 시행하지 않을 것임을 강력히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의 거시지표 악화에 따라 버냉키가 이날 QE3 힌트를 주기를 기대했던 금융시장은 실망감에 뉴욕 다우지수가 0.16% 하락 마감했다.
이날 애틀랜타의 국제금융인회의에서 가진 연설에서 버냉키는 “미국 경제 회복이 고유가와 일본 대지진등과 같은 요인으로 인해 실망스러울 정도로 더디고 분야에 따라 고르지 못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하지만 “휘발유가격이 안정될 전망이고, 고용도 다시 증가할 것”이라면서 하반기에는 미국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버냉키는 이어 “비록 경제가 바른 길로 가고 있지만 아직도 잠재 성장률을 밑돌고 있어 경기부양적 통화 정책이 아직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더 강하고 지속적인 일자리 창출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진정 경제 회복이 이루어졌다고 간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현재의 경기회복세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큰 이유로 주택시장의 침체를 지적하면서 “사실상 건설산업의 모든 부문이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버냉키는 한편 인플에이션에 대해서도 여전히 ‘일시적’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최근의 물가 급등이 우려스럽기는 하지만 이 역시 일시적 현상이며, 낮은 임금상승률과 안정된 기대 인플레이션률 등을 감안할 때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버냉키 의장은 그러나 연준이 향후 경기가 안좋아질 경우 추가 경기부양 조치를 논의할지에 여부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날 연설에 대해 파이낸셜타임스는 버냉키가 미국경제를 더블딥이라기 보다는 일시적인 소프트 패치로 보고 있는것이라고 풀이했다.
손성원 캘리포니아주립대 채널 아일랜드 교수는 블룸버그에 버냉키의 연설은 “연준 정책이 바른 길로 가고 있다는 의미”라면서 “향후 연준 정책에 변화가 없고, 더 나아가 QE3가 없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 버냉키의 연설에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회장은 “금융위기 회복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나는 (버냉키의) 이 주장을 믿지 않는다”고 버냉키의 경기 회복전망을 정면 반박해 눈길을 끌었다. 추가 부양책이 언급되지않은 것에 대한 실망감과 최근의 금융규제 강화에 대한 월가의 불만을 표출한 것이라고 cnn머니가 전했다.
고지희 기자/jgo@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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