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증시도 재편 후 시총 증가분 97.3% 상위 집중
코스닥 승강제도 상위 세그먼트 투자 집중 우려
코스닥 활성화 취지 살리려면 보완책 필수
증권가도 ETF 세제 혜택 제안…당국도 적극 검토
[헤럴드경제=송하준 기자] 코스닥 활성화 방안으로 코스닥 상장사 내 등급을 나누는 승강제 도입이 추진된다. 다만 업계의 우려도 적지 않다. 우량 기업 중심의 상위 세그먼트로만 투자금이 몰릴 수 있어서다. 그렇지 않아도 투자 위축에 허덕이는 코스닥 내에 양극화가 심화되리란 지적도 있다.
승강제의 취지를 살리면서도 코스닥 내 투자 쏠림 현상을 완화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한 이유다. 하위 세그먼트 투자 유동성을 유지하는 차원에서 세제혜택 등 지원책이 시급히 검토되고 있는 배경이다.
금융당국은 코스닥시장을 우량기업 중심의 프리미엄 세그먼트와 일반기업 중심의 스탠다드 세그먼트(이상 가칭)로 나누고, 상장폐지 우려 기업 등은 별도 관리군으로 분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상위 세그먼트로 올라가고, 기준에 미달하면 하위 세그먼트로 내려오는 식의 승강제 도입이다. 우량기업을 별도 분류해 기관투자자의 코스닥 투자를 늘리겠다는 취지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상위 세그먼트에 자금이 집중되면 하위 세그먼트가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 있다”며 “하위 세그먼트의 기존 유동성을 유지하거나 늘리기 위한 인센티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본이 대표적 예이다. 일본에서도 유사한 방식으로 시장을 재편하자 상위 시장과 하위 시장 간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도쿄증권거래소(TSE)는 2022년 4월 주식시장을 대형 우량기업 중심의 프라임, 중견기업 중심의 스탠다드, 고성장 기업 중심의 그로스 등 3개 시장으로 나눴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4월부터 올해 4월까지 일본 증시 전체 시가총액은 712조엔에서 1294조엔으로 582조엔 늘었다. 이 중 97.3%인 566조엔이 프라임 시장에 집중됐다. 프라임 시장의 시가총액 비중은 96.1%에서 96.6%로 높아졌고, 외국인 투자자도 18조1000억엔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프라임 시장의 상장사 수는 1837개에서 1568개로 줄었지만 기업당 평균 시가총액은 3720억엔에서 7970억엔으로 두 배 넘게 늘었다.
반면 스탠다드 시장의 시가총액 비중은 3.02%에서 2.61%로, 그로스 시장은 0.89%에서 0.73%로 낮아졌다. 그로스 시장에는 지난 4년간 신규 상장기업의 68%가 진입해 상장사 수가 467개에서 596개로 늘었다. 그러나 기업당 평균 시가총액은 140억엔에서 160억엔으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
한국금융연구원은 하위 세그먼트에 속했다는 이유로 우량기업까지 저평가되는 ‘낙인효과’를 경계했다. 이보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량기업이 빠져나갈수록 잔존 기업의 평균 품질은 더 낮아지고 이는 다시 더 큰 할인으로 이어지게 돼 세그먼트 소속 자체가 부정적 신호로 작용하는 낙인효과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코스닥 시장에도 고수익 기업이지만 주요 지수에 포함되지 않는 기업이 적지 않다. SK증권에 따르면 지난 9월 4일 기준 코스닥 상장사 1749개 중 코스피 전체 자기자본이익률(ROE)인 23.4%를 웃도는 기업은 136개였다. 이 중 코스닥150에 포함된 기업은 25개에 그쳤다. 56개 기업은 코스닥150 밖에서도 코스피 전체보다 높은 ROE를 기록했다.
투자업계에서도 코스닥 시장 재편은 세제 혜택과 함께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연기금을 비롯한 국내 주요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벤치마크에 셀렉트 지수 비중 반영은 물론, ETF 및 펀드 상품 등을 통해 일반 투자자들이 세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구조 마련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거래소와 금융당국 등은 하위 세그먼트에 투자하는 ETF에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별도로 검토하고 있다. 하위 세그먼트 전체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보다 자산운용사가 투자 대상을 직접 고르는 액티브 ETF에 한해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하위 세그먼트에도 투자 유인 동기를 부여, 상위 세그먼트로의 쏠림 현상을 완화하겠다는 취지이다.
한편,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가 공동 주관하는 ‘코리아 프리미엄 위크 2026’에서는 다음 달 6일 코스닥시장 경쟁력 강화방안을 논의한다. 지난 28일 개막한 이번 행사의 정책 세션에선 코스닥 상장·퇴출 제도 개선과 혁신기업 육성, 투자자 신뢰 제고 방안 등을 다룰 예정이다. 이를 통해 ETF 소득공제 등 세부 지원책의 윤곽이 발표될지 주목된다.
hajun82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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