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셰호 CRH380’ 28일 개통

“중국이 세계 최고만 추구

시속 300㎞ 기술 들여와

350~380㎞ 로 올려

당국, 철로지반 꺼짐 쉬쉬”

철도부 前 엔지니어 폭로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중국 철도부의 전 고위 엔지니어가 중국이 세계 최고만을 추구하면서 무리하게 고속철의 속도를 올렸다고 폭로해 베이징~상하이 고속철 개통을 앞두고 고속철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 철도부 전 과기사장(科技司長) 겸 부총공정사 저우이민(周翊民)은 ‘21세기경제보도’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에서 시속 300㎞의 고속철 기술을 들어왔지만 그것을 350㎞, 심지어 380㎞까지 무리하게 높였다”면서 “충분한 테스트도 하지 않고 이를 대량으로 생산했다”고 밝혔다.

오는 28일 정식 개통하는 베이징~상하이 고속철도의 열차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기차’라고 자랑하는 ‘허셰(和諧)호 CRH380’이다.

원래 모델은 일본의 ‘신칸센’과 독일의 ‘ICE3’이다. 일본 가와사키(川崎)중공업과 독일의 지멘스는 중국 철도부와 계약을 체결할 때 고속철의 시속을 300㎞로 규정했다.

저우이민은 “중국이 고속철을 시속 350~380㎞로 운영하다가 사고가 발생하면 일본과 독일 측은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서 “중국은 초고속 고속철에 대한 경험과 기술이 부족하며 일단 문제가 발생하면 후과는 상상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이는 ‘세계 최고주의’라는 관념이 머릿속에 깊이 박혀 있는 전 철도부장 류즈쥔(劉志軍) 때문에 빚어진 결과”라면서 “류즈쥔이 시속 380㎞의 고속열차를 만들라고 요구했고 불과 1~2년 연구한 후 대량 생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렇게 생산된 열차는 안전도에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도 크게 소모된다”면서 “허셰호가 시속 300㎞로 운행할 때와 380㎞로 운행할 때를 비교해보면 속도는 27% 빨라지지만 에너지 소모는 56%나 증가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베이징~톈진 고속철도에 철로 지반이 꺼지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당국은 이를 비밀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전문가인 왕멍(王夢) 공정원 원사는 “전 철도부장 류즈쥔은 확실히 미친 사람”이라면서 “중국 정부가 고속철 시속이 380㎞라고 자랑하지만 안전도와 에너지 소모 등을 고려한다면 이런 속도로 운행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류즈쥔은 지난 2003년부터 철도부장을 지내면서 고속철 사업을 지휘해오다 지난 2월 말 부정부패 혐의로 해임됐다.

pys@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