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백만장자 유럽보다 왜 더 늘었나
작년 글로벌 경제회복 영향
증시 평균 18%나 상승
아-태 부동산투자도 큰몫
대안투자론 실물자산 선호
현금비중 되레 14%로 감소
중동·러 부호 고급승용차에
중국은 고가 미술품에 관심
금융위기 이후 일부 국가를 빼곤 대부분 국가가 고통을 받고 있지만 북미와 아시아를 중심으로 부자들이 오히려 늘어난 것은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부(富)를 더욱 축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주식, 부동산 투자 늘리고 현금 비중 줄여=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주식 시장 활황과 아시아 지역의 경제 성장이 세계 부호들의 자산을 늘리는 데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22일 발표한 메릴린치ㆍ캡제미니의 ‘세계 부(富) 보고서’는 지난해 글로벌 증시가 평균 18% 상승한 것으로 전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경제 회복세에 힘입어 전 세계 백만장자들은 주식과 커머더티 시장, 그리고 부동산 시장에의 투자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초고액순자산가(HNWIs)의 자산 포트폴리오 가운데 주식 투자가 33%를 차지했다. 전년 29%보다 늘어난 수치다. 반면 현금과 예금 비중은 전년 17%에서 14%로 줄어들었다. 대안 투자로는 커머더티를 선호해 2010년 전체 대안 투자 가운데 커머더티가 22%(2009년 16%)를 차지했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에서는 부동산 투자도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자산 포트폴리오 중 부동산 투자는 31%로 전년 28%보다도 늘어났다. 전 세계 백만장자들의 부동산 투자 비중은 19%에 불과하다.
이어 보고서는 최근 미술품, 시계, 포도주, 희귀 주화, 호화 보트 등 색다른 투자처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급변하는 금융 시장의 리스크를 피하고 투자처를 다양화하려는 심리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색 투자처의 관심도 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아시아ㆍ태평양 지역과 러시아, 중동의 HNWIs들은 고급 승용차에 대한 투자욕구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라틴아메리카의 HNWIs는 미술품에 대한 투자가 많으며, 중국 HNWIs도 경매 시장과 갤러리 등을 통해 고가의 미술품에 관심을 높여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부자들은 주식, 영국은 부동산=백만장자가 전체적으로 늘었지만 지역별로는 편차가 심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백만장자들의 선전이다.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HNWIs는 지난해 가장 많은 증가세를 보이면서 2009년 자산 규모로 유럽을 추월한 데 이어 올해는 수적으로도 유럽을 앞섰다.
지난해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HNWIs는 전년보다 9.7% 늘어난 330만명인 데 반해 유럽은 6.3% 늘어난 310만명에 머물렀다. 또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HNWIs 자산 총액은 12.1% 증가한 10조8000억달러였으며, 유럽은 7.2% 많아진 10조2000억달러다.
보고서는 이처럼 유럽의 HNWIs가 주춤한 데에는 높은 부채비율과 부진한 경제 성장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유럽 국가 중 이탈리아는 HNWIs 수가 전년보다 오히려 4.7% 감소해 백만장자가 줄어든 유일한 국가로 기록됐다. 2009년 17만9000명이던 이탈리아의 HNWIs는 2010년 17만명으로 줄어들었다.
스페인은 2009년 12위에서 14위로 순위가 밀렸고, 영국은 HNWIs가 고작 1.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아담 호로비츠 메릴린치 UK 대표는 “미국의 부호들은 주식 투자에 비중이 높은 반면, 영국의 경우는 부동산 투자에 더 많은 자금을 쏟고 있어 이 같은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체적으로는 아직 비중이 작지만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 HNWIs의 증가 추세도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의 HNWIs는 각각 11.1%, 10.4% 늘어났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310만4000명으로 가장 많은 백만장자를 보유했다. 이어 일본(173만9000명), 독일(92만4000명), 중국(53만3000명), 영국(45만4000명) 순으로 나타났다.
또 전 세계 HNWIs 가운데 83%가 45세 이상인 것으로 집계됐으며, 73%는 남성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그러나 지난해 전 세계 백만장자 수가 늘어나긴 했으나 증가세는 둔화됐다고 덧붙였다. 2009년 주식 시장의 급반등으로 전 세계 HNWIs가 17.1% 늘어난 것과 비교할 때 2010년의 8.3% 증가는 놀라운 수치가 아니라는 것이다.
윤희진 기자/jjin@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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