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출 우려에 인수 꺼려
장외에 있는 비(非)상장 기업인 진주(Pearl)가 코스닥시장에 상장돼 있는 껍데기 기업(Shell)을 인수하려는 시도가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부실 우회상장(Backdoor)에 대한 감시체계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우회상장을 하겠다고 공시한 기업은 단 한 기업도 없었다. 2010년 23건, 2009년 27건의 우회상장이 있었지만 올 들어서는 단 한 건도 우회상장 공시가 없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코스닥 셸의 가격은 거의 바닥 수준이다. 한때 경영권 프리미엄 100억원에 셸의 지분가치까지 합쳐 거래됐지만, 최근에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과거 코스닥시장에 우회상장하려는 비상장 기업이 코스닥 셸을 인수하기 위해 경영권 프리미엄만 100억원 이상 지불했던 것과 사뭇 다른 분위기다.
코스닥 기업 인수를 추진했던 한 비상장 기업 부사장은 “작년과는 상황이 너무 판이하다. 매출이 나지 않는 한계기업은 상당히 많지만 인수 후 자칫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될 수도 있다는 우려감에 인수 자체를 꺼리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2010년 매각을 추진했던 코스닥 상장사인 A사의 최대주주는 당시 경영권 프리미엄 가치를 50억원에 쳐 줄테니 기업을 매각하라는 제안을 받았다.
그러나 A사 최대주주는 좀더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매각하지 않고 다른 매수인을 찾아 나섰다. 6개월 후인 최근 A사 최대주주는 후회하고 있다. 50억원은커녕 매각하라는 제안서조차 전혀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셸 가격이 폭락하는 원인은 한국거래소의 강력한 코스닥 투자 투명성 제고 방침 때문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4월 코스닥 기업이 상장폐지되기 전에 투자자가 기업 계속성 및 경영 투명성을 인지할 수 있게 ‘투자주의 환기종목 지정 제도’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투자주의 환기종목의 최대주주가 변경되거나 경영권 양도계약으로 실질적인 경영권이 변동하는 경우, 또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 후 6개월 이내에 신주인수인에게 자금을 대여해 사실상 출자 형식으로 기업을 인수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올라간다. 비상장 기업으로서는 껍데기 기업을 통한 우회상장 시도 자체가 어려워진 셈이다.
허연회 기자/okidoki@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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