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부채상한 단계적 상향

공화당 반대표가 최대변수

디폴트땐 국채금리 상승세

주가폭락·경제침체 가능성

미국 연방정부 부채증액 협상도 의회 추가 협상이 예정된 이번주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8월 2일까지 부채한도가 증액되지 않을 경우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사태를 맞게 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에 지난주 말까지 부채 한도 증액을 위한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최후통첩을 했지만, 진전은 없었다. 그가 직접 나선 공화당과의 주말 협상도 공회전만 거듭했다.

▶22일 사실상 협상시한…맥코넬 의원 제안에 관심=미국 재무부가 밝힌 부채한도 증액 시한은 8월 2일. 미국 정부의 법정 부채한도는 14조2940억달러. 만성적인 적자 재정으로 인해 이미 부채한도는 거의 소진된 상태다. 미국은 지금까지 중앙은행에 예치해둔 자금을 동원하고 특수목적의 차입을 중단해 연명해가고 있다.

증액 시한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2주 남짓. 그러나 부채한도 증액 법안은 초안 작성 후 상ㆍ하원의 통과 등을 거쳐야 하는 만큼 디폴트를 막으려면 22일까지는 협상이 마무리돼야 한다.

주요 외신은 극적 타협안이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오바마와 조 바이든 부통령이 지난주 다양한 선택안을 가지고 의회 지도자들을 설득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는 것. 이 가운데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맥코넬 의원이 최근 낸 제안이 묘안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 제안은 오바마 대통령이 현재 약 14조3000억달러인 정부 부채상한을 1년간 단계적으로 최고 2조4000억달러로 상향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주는 것을 골자로 한다.

로이터통신은 상원이 이번주 맥코넬의 제안을 놓고 투표를 실시할 가능성이 크지만, 공화당이 이를 반기지 않는 게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美 디폴트 사태 오면?=의회와 오바마 행정부가 양보없이 대치함에 따라 디폴트 사태를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앞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디폴트 사태에 대비한 정부의 비상 재정운용 방안을 일부 공개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정부는 군인 급여와 퇴직연금, 실업수당, 극빈층·노인층에 대한 의료비 지원 등을 중단한다. 또 세수를 통해 확보되는 자금을 국채 원리금 상환에 최우선으로 충당하게 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디폴트사태로 인해 정부의 지출부담이 더 커지게 되며 미국 정부가 원리금 상환을 못할 상황에 처하면 국채 금리는 오를 수 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미 의회예산국(CBO)은 국채 금리가 0.33%포인트 올라갈 경우 10년간 추가지불해야 할 이자가 1조10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미 국채금리가 오르면 여타 실세금리도 함께 오르고 신용카드, 학자금, 주택담보대출 등 각종 대출이자가 함께 뛰게 된다. 자금조달 비용이 높아진 가계는 소비를 줄이고 기업은 투자와 고용을 줄임으로써 주가폭락과 함께 미국 경제가 다시 극심한 침체에 빠져들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디폴트 사태로 국방예산의 삭감이 불가피해 전 세계 분쟁지역에 빠짐없이 개입하고 있는 미국의 ‘하드 파워’의 쇠락을 불러올 것이라고 WP는 분석했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에 이어 미국의 경제모델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올 수 있어 미국의 ‘소프트 파워’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도경 기자/kong@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