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익대가 우리를 걸고 넘어지면 도대체 얻는게 뭔가. 우리같은 밑바닥 인생을....”
비가 오고 그치기를 반복하는 지난 14일 오후, 홍대의 한 건물 지하2층 청소노동자 대기실에서 만난 김모(62)씨는 홍대가 이들을 상대로 수억원의 소송을 낸 것에 대해 이 같이 말하며 분통을 터트렸다.
같은 방을 쓰는 강모(64)씨도 “고용승계하고 학교 이미지가 좋아졌을텐데 우리를 걸고 넘어지니 홍대를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냐”고 말했다.
그는 또 “나는 억소리를 입에 담지도 못하는데 진빠지게 수억원대의 소송이라니. 홍대 측에서 그만 했으면 좋겠다”며 말했다.
연초에 해고통보를 받았던 170명의 홍익대 청소노동자들은 2월 노사협상이 타결되고 현장에 복귀했다. 이들은 이제 일만하면 되겠구나 생각했었다.
박모씨(여 58)씨는 “예전에는 학교에서 공연을 봐도 보면 안될 것을 보는 것처럼 맨 뒤에서 서서 지켜봤다. 하지만 노사협상이 타결된 후에 지난 3월에 열린 신입생환영 공연땐 달랐다. 우리 자리가 있더라. 그날을 잊을 수가 없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했다.
김모(여 62)씨도 “그날 사회자가 우리 홍대를 빛낸 사람들이라며 우리를 치켜 세우던 것을 기억한다. 이제 일만 하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의 기쁨은 오래 가지 못했다. 홍대는 노사협상이 타결된지 4개월만에 청소노동자 등을 상대로 대체인력 인건비, 식비 등을 포함한 총 2억 8000여만을 손해 배상을 청구했다.
날벼락 같은 애기였다. 박씨는 “이제 사람대접 받게 됐다고 생각했는데 몇억씩 물어내라니. 우리는 한달월급이 100만원도 안되는 사람들이다”고 말했다.
수억원에 손해배상금애기를 할 때는 힘빠진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것 때문에 다시 싸울수 있냐 묻자 이들의 표정은 달라졌다.
이들은 힘든 싸움을 하며 똘똘 뭉쳐 목소리 내는 법을 배웠다고 입을 모았다.
박씨는 “작년에 이 방에서 노조원 가입서 작성을 한뒤 우리 세명만 한거 아닌가 하며 명단이 공개 될때까지 얼마나 불안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명단을 보니 100%더라. 그래서 고용승계 이뤄낸것 아니냐. 우리는 흩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씨도 “소송을 취하 안하면 우리 170명이 다시 뭉치는 수 밖에 없다”며 맞장구 쳤다.
이들은 함께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또다른 싸움이 다가오면 힘들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박씨는 “지난 겨울 우리를 위에 함께 싸워준 졸업생들 등을 잊을 수가 없다. 우리가 다시 싸울때 사람들이 함께 해줄 것을 알기 때문에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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